부부가 함께 파산하면 재산과 빚도 합쳐질까

부부가 함께 파산을 준비해도 두 사람의 재산과 빚이 저절로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법원에서 사건을 진행할 수 있는지와 어느 재산이 누구의 파산재단에 들어가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남편과 아내의 이름으로 된 자료를 한 장의 합계표로만 정리하면 책임 범위를 놓치기 쉽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2조 제1항은 채무자가 파산선고 당시 가진 재산을 그 파산재단으로 정한다. 민법 제830조 제1항은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그 배우자의 특유재산으로 정한다. 제2항의 누구에게 속하는지 분명하지 않은 재산에 대한 공유 추정과도 구별해야 한다. 혼인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재산을 절반씩 넣는 규정은 아니다.

빚도 누가 채무자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같은 금융기관에 빚이 있다는 사실과 같은 채무를 함께 부담하는 것은 다르다. 각 계약에서 본인이 차주인지 보증인인지, 둘 다 채무자인지 살펴 채권자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배우자가 빚을 갚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자신의 지급불능 판단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각자의 재산과 변제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관련 사건의 관할은 별도 규정이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제3호는 부부 중 한 사람의 회생 · 파산 · 개인회생사건이 계속 중이면 다른 배우자도 그 사건이 있는 법원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신청 가능한 법원의 범위를 넓히는 규정이지, 두 사람의 재산과 채무를 합쳐 청산하라는 뜻이 아니다.

신청 전에는 각자의 계약과 재산목록을 나란히 놓고 공통 항목을 표시하자. 공동명의 재산이나 함께 부담하는 채무는 그 권리와 의무의 내용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실제 소유관계에 다툼이 있다면 명의 자료만으로 끝내지 말고 취득과 자금 흐름도 확인해야 한다. 같은 법원에 낸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목록에서 임의로 빼거나 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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