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면책을 받은 뒤 처음 알게 된 채권이 청구됐다. 일부러 빠뜨린 것이 아니니 이 빚도 당연히 면제됐을까. 면책 자체를 불허할 수 있는 사유와 특정 채권에 책임이 남는 범위를 나누어 봐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5조 제2항 제1호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청구권을 책임면제의 예외로 정한다. 이 문언에는 악의로 빠뜨린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 않다. 따라서 몰랐다는 설명 하나만으로 목록 밖의 청구권에도 면책효력이 미친다고 바로 단정할 수 없다.
반면 제624조 제3항 제1호는 면책결정 당시까지 채무자가 악의로 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개인회생채권이 있으면 면책을 불허할 수 있게 한다. 여기서는 악의로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법정요건에 들어간다. 면책을 허가할지의 문제와 이미 허가된 면책에서 어떤 채권의 책임이 남는지는 법이 달리 정하는 것이다.
다만 독촉한 회사 이름이 목록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미기재채권이라고 정하면 안 된다. 같은 채권이 양도된 것인지, 원래 채권과 다른 거래인지 확인해야 한다. 계약일과 거래원인, 금액과 채권의 이전자료를 대조하지 않으면 이미 적힌 빚을 새 채권으로 오인할 수 있다.
확정된 면책결정과 채권자목록, 처음 받은 청구자료를 함께 놓고 어떤 권리인지 특정하자. 목록 누락을 이유로 다른 채무의 면책효력까지 모두 없어졌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면책결정문 한 장으로 어떤 청구든 무시하는 대응은 피해야 한다. 실제로 다툴 채권의 동일성과 발생원인, 기재내용을 확인한 뒤 책임이 남는 범위를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