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권 양도 금지, 보증금 받을 권리도 묶일까

세입자가 돈을 빌리며 보증금 받을 권리를 채권자에게 넘기자, 집주인은 계약서의 임차권 양도 금지 조항을 내세워 지급을 거절했다. 그 조항이 집을 빌려 쓰는 권리만 제한한다면 보증금 반환채권을 넘기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임차권 양도금지 조항의 실제 문구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2다104366 판결(병합 사건 2012다104373)의 계약서는 임차권 자체를 집주인 동의 없이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세입자는 빚을 담보하려고 보증금 반환채권을 넘긴 뒤 집주인에게 알렸고, 계약이 끝난 뒤 집을 돌려줬다. 대법원은 밀린 월세 등을 빼고 남은 보증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양도가 무효라고 본 원심은 파기환송됐다.

반환채권 양도금지와 제삼자 인식

임대차계약서가 집주인 동의 없이 임차권 자체를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만 금지했다면, 그 문구로 보증금 반환채권의 양도까지 막을 수는 없다. 민법 제449조 제2항에는 반환채권 자체의 양도를 금지했더라도 선의의 제삼자는 보호한다는 예외가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2016다24284)는 공사대금 사건에서 채권양도의 일반 법리를 밝혔다. 이를 보증금 반환채권에 적용하면, 채권을 넘겨받은 사람이 양도금지 특약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을 때 채권은 이전되지 않는다. 특약을 내세우는 집주인이 그 사정을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 반대로 중대한 과실 없이 특약을 몰랐다면, 집주인은 그 특약만으로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집주인 통지와 보증금 공제 자료

유효하게 양도했더라도 집주인에게 이를 주장하려면, 민법 제450조 제1항에 따라 채권을 넘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양도 사실을 알리거나 집주인이 양도를 승낙해야 한다. 지급 상대가 불분명하면 계약서에서 금지한 권리부터 확인하고, 양도계약서와 통지가 도달한 기록 또는 승낙 자료를 대조한다. 보증금 잔액은 집을 돌려받은 뒤 밀린 월세 등 공제 내역을 따져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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