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 조정에 계약서와 돈을 보낸 내역을 냈다. 나중에 그 조정에 관여한 위원이나 사무국 직원이 그만뒀다는 말을 들었다. 자리를 떠났으니 이제 그 사람이 자료에서 알게 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거나 자기 일에 써도 될까? 직무를 그만둔 뒤에도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거나 직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8조는 조정위원과 사무국 직원뿐 아니라 그 직에 있었던 사람도 비밀유지의무의 대상으로 정한다. 그 사람이 언제 어떤 역할로 조정 자료를 봤는지가 기준이다. 지금도 위원회에서 일하는지만 확인해서는 누가 의무를 지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금지되는 것은 직무에서 알게 된 정보를 남에게 누설하는 일과 그 정보를 직무 목적 외에 사용하는 일이다. 가령 조정 업무로 알게 된 정보를 자기 영업에 이용했다면, 자료를 통째로 건넸는지와는 별개로 그 사용 목적을 살펴야 한다. 반대로 모든 대화나 당사자가 다른 경로로 알게 된 사실을 이 조문 하나로 모두 비밀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는 제28조가 예외로 둔다. 정보가 제공됐다는 말이 들리면 누구에게 어떤 내용이 어떤 근거로 전달됐는지 먼저 확인한다. 같은 사실이 조정과 무관한 자료에도 나오는지, 문제 된 사람이 실제로 조정 직무에서 그 내용을 알게 됐는지도 구분한다.
조정신청서와 자신이 제출한 자료 목록, 자료를 접수한 때를 확인해 두자. 외부에서 같은 정보를 들었다면 들은 내용과 그 경위를 정확하게 적어 위원회에 확인을 요청한다. 비밀유지의무가 남는다는 사실만으로 위반이나 손해배상 여부가 저절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누가 어떤 정보를 알게 됐고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따로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