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로 산 물건을 낮은 가격에 팔았다고 모든 거래가 같은 면책불허가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파산선고를 늦추려는 목적으로 신용구입과 불리한 처분을 연결했다면 법이 따로 문제 삼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매도가격만 비교하기 전에 목적과 거래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1조 제1항 제1호는 파산선고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신용거래로 상품을 구입해 현저히 불이익한 조건으로 처분하는 행위를 정한다. 제564조 제1항 제1호는 제651조의 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인정되는 경우를 면책불허가사유에 연결한다. 단순 중고판매 전부를 이 요건으로 바꾸어 읽을 수는 없다.
따라서 먼저 신용거래로 구입한 물건인지, 그 물건을 어떤 조건으로 처분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입대금과 실제 수령한 매각대금, 계약 및 송금 내역을 맞추면 구입과 처분이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얼마나 할인했는지라는 비율 하나만으로 ‘현저히 불이익한 조건’을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으며 당시 거래의 사정도 보아야 한다.
목적도 별도 요건이다. 급히 생활비가 필요했다는 설명과 파산선고를 지연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는 같은 문장이 아니다. 차입과 채무의 상태, 구입 및 처분 시점, 받은 돈의 실제 사용을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 돈을 병원비에 썼다는 말만으로 모든 요건이 사라지거나, 싸게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목적이 자동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제564조 제2항은 불허가사유가 있어도 파산에 이른 경위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한 재량면책을 허용한다. 따라서 거래를 숨기거나 할인율을 임의로 바꾸어 적는 대신 실제 자료에 맞춰 경위를 정리해야 한다. 이 문제는 파산선고를 받은 뒤라야 거래를 확인한다는 뜻도 아니다. 선고 전후의 행위를 정한 제651조와 면책심리의 판단 근거를 나누어 살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