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파산이 선고되기 전에 가족이나 재산관리인이 고인의 재산을 옮겼다면, 고인이 직접 한 거래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재인의 검토 대상에서 빠질까. 누구의 행위였는지와 어떤 재산에 관한 행위였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00조는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선고가 있는 경우의 부인권을 따로 정한다. 피상속인뿐 아니라 상속인, 상속재산관리인과 유언집행자가 상속재산에 관하여 한 행위에도 정해진 부인 규정을 준용한다. 사망 뒤의 행위라는 이유만으로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다.
가령 상속인이 지급한 돈인지, 유언집행자가 이전한 재산인지부터 구별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는 설명을 위한 상황이지 모든 가족 거래가 부인됐다는 실제 판결은 아니다. 제400조는 행위자와 대상의 범위를 연결하는 규정이며, 그 자체로 특정 거래의 반환을 확정하지 않는다.
제391조에는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한 행위, 지급정지나 파산신청 이후의 일정한 행위, 일정 기간 안의 무상행위 등 서로 다른 요건이 있다. 상대방의 인식이나 행위 시점이 필요한 유형도 다르다. 상속인이 서명했다는 사실만 확인한 뒤 어느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생략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관재인이 가족의 개인 거래까지 모두 되돌릴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제400조가 연결하는 대상은 상속재산에 관하여 한 행위다. 원래 누구의 돈이었는지와 실제 이전한 권리가 무엇인지부터 특정해야 한다. 행위가 부인되었을 때 상대방의 권리 역시 별도 규정에 따라 검토할 문제다.
사망일과 파산선고일, 계약서와 이체 내역, 행위자의 지위 및 관리 권한을 맞춰 보자. 고인이 했는지 가족이 했는지만 묻기보다, 어느 상속재산에 관한 어떤 행위를 무슨 조문으로 다투는지를 정리해야 한다. 이 구분이 있어야 관재인의 반환 요구와 단순한 가족 간 정산 요구도 혼동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