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보증금이 지역 기준을 넘는 상가에서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세입자가 가게를 계속 썼다. 건물주가 만료 직후 월세를 올려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뒤, 계약이 이미 끝났다며 가게를 비워 달라고 했다면 어떻게 될까. 대법원은 월세 인상 요구만으로는 계약을 더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월세 인상 통지의 판결 경과
실제 사건에서 건물주는 만료 사흘 뒤 월세를 32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올려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처음에는 오른 월세를 청구했지만, 나중에는 계약이 끝났다며 점포를 돌려달라고 했다. 원심은 증액 요구를 갱신에 대한 이의로 봤지만, 대법원은 당시 계약이 이어진다는 전제에서 보낸 통지였고 달리 이의했다고 볼 사정도 없었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다315046 판결).
초과 상가의 민법상 갱신
민법 제639조가 적용되는 환산보증금 기준 초과 상가에서, 임차인이 계약 만료 뒤 계속 영업하는 동안 임대인이 월세 인상만 요구했다면 그 사정만으로 묵시적 갱신에 이의했다고 보기 어렵다. 기준을 넘는 상가에 적용되는 조문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4항의 묵시적 갱신 규정이 포함되지 않는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3항). 민법에서는 계약기간이 끝난 뒤 임차인이 사용을 계속하고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하지 않으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임대한 것으로 본다.
객관적으로 드러난 조건부 이의
다만 상당한 기간 안에 “인상에 응하지 않으면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뜻이 객관적으로 드러났다면 조건부 이의가 될 수 있다. 통지를 받은 날짜와 전문, 만료 뒤 영업·월세 지급 내역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판결은 증액 요구만으로 갱신에 이의했다고 볼 수 있는지를 다뤘다. 실제로 월세를 올릴 수 있는지는 경제 사정의 변화 등 증액 요건을 따로 살펴야 한다(민법 제628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