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이 빌린 집이 팔리면 보증금은 누가 갚을까

회사 명의로 빌린 직원 숙소가 팔렸다. 매매계약서에는 새 주인이 임대차를 이어받는다고 적혀 있고, 매매대금에서도 보증금을 뺐다. 회사에 주택임대차 대항력이 없다면, 그 약정만으로 기존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묵시적 승낙을 다시 살핀 판결

대법원이 판단한 사건에서 임차 법인은 매수인에게 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했지만, 같은 날 기존 임대인에게도 내용증명을 보냈다. 법인 직원은 매수인을 몇 차례 임대인이라고 불렀지만, 매수인의 지급 능력을 확인했다거나 기존 임대인의 책임을 없애는 약정을 구체적으로 설명받았다는 자료는 없었다. 임차 법인은 보증금을 받지 못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에서 묵시적 승낙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4다215542 판결).

대항력 없는 법인의 면책적 채무인수

대항력이 없는 법인이 빌린 주택을 팔면서 매도인과 매수인이 새 주인에게만 보증금 반환 책임을 넘기기로 약정했다면, 종전 임대인이 그 책임을 벗어나려면 임차 법인이 승낙해야 한다. 새 주인이 채무를 떠안고 종전 임대인이 그 채무에서 벗어나는 것을 면책적 채무인수라고 한다(민법 제454조). 말이나 서명이 없어도 행동으로 승낙할 수 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불분명하다면 계약서 사진을 보내거나 매수인에게 반환을 요청한 것만으로 승낙을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직원 숙소의 법정 대항력 예외

직원 숙소라고 해서 모든 법인이 같은 지위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인 법인이 직원 주거용으로 빌리고 선정한 직원이 집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 등 법에서 정한 대항력 예외가 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제3항). 먼저 임차 법인의 대항력을 확인하고, 매매 특약과 반환 요청을 보낸 상대, 종전 임대인의 책임을 없애겠다는 데 동의한 자료가 있는지 차례로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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