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 한 호실을 전세로 보러 갔다. 중개사는 등기부의 근저당을 보여 주며 “앞선 세입자가 여럿 있지만 집주인이 자료를 안 줬다”고 말했다. 그 말을 확인·설명서에 적어 두면 충분할까. 대법원은 다가구주택 한 호실의 임대차를 중개할 때는 자료 거부를 기록하고,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선순위 보증금의 규모도 살펴 설명해야 한다고 봤다.
자료 거부를 적은 중개 사례
실제로 한 세입자는 근저당과 자료 제출 거부가 적힌 확인·설명서를 받았다. 선순위 세입자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고 직접 써 넣기도 했다. 그러나 그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앞선 채권자들이 먼저 배당받았고, 이 세입자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원심은 공제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중개사의 주의의무와 손해의 인과관계를 다시 살피도록 사건을 돌려보냈다(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4다283668 판결).
확인 가능한 선순위 보증금 조사
다가구주택 일부의 임대차를 중개할 때 집주인이 자료를 주지 않아도, 중개사는 확인 가능한 자료를 토대로 선순위 보증금이 얼마나 있을 수 있는지 조사해 세입자에게 설명해야 한다. 중개사가 먼저 요구할 자료는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과 계약기간 등이다. 집주인이 거절하면 그 사실을 설명서에 적고, 건물 규모와 전체 세대 수, 주변 보증금 시세를 살펴 내 보증금보다 먼저 변제될 돈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는지 알려야 한다.
설명 자료와 손해의 별도 확인
중개 과정에서 고의나 과실로 세입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면 개업공인중개사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 대법원은 공제금 지급 여부와 액수를 확정하지 않았다. 계약 전에는 확인·설명서를 보고 실제 확인한 금액인지, 주변 시세 등으로 추정한 금액인지 물어볼 수 있다. 이미 배당을 받지 못했다면 설명서와 계약서, 중개 과정에서 주고받은 메시지, 배당표를 모아 당시 어떤 설명을 받았고 그 뒤 얼마나 회수하지 못했는지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