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에서 이기면 절차에 쓴 비용은 모두 상대방이 책임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승패와 별도로 특정 비용이 왜 생겼는지를 보는 예외가 있다. 본안에서 정당한 권리가 인정됐다는 사실만으로 불필요한 행위나 스스로 초래한 지연의 비용까지 언제나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사소송법 제99조는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하지 않은 행위로 생긴 비용 또는 상대방의 권리를 늘리거나 지키는 데 필요한 행위로 생긴 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승소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도록 한다. 법원이 사정에 따라 정하는 규정이므로 어떤 행위와 어떤 비용이 연결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00조는 당사자가 제때 공격 · 방어방법을 내지 않거나 기일 · 기간 준수를 게을리하는 등 책임져야 할 사유로 소송이 지연된 경우를 규정한다. 그 지연 때문에 생긴 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승소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다. 단지 서면이 늦었다는 사정만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소송 지연과 비용 발생의 관계를 살펴야 한다.
가상의 예로 이미 낼 수 있던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추가 절차가 필요해졌지만 그 당사자가 최종적으로 이긴 상황을 생각해 보자. 승소 사실과 별도로 자료 제출 경위, 지연 여부, 그로 인해 새로 생긴 비용을 확인한다. 이 예시는 지연 비용 부담이 반드시 인정된다는 뜻이 아니라 조문 적용을 검토할 대상을 보여 준다.
비용을 다툰다면 상대방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설명만 반복하지 않는다. 기일별 진행내역, 제출 시점, 추가 절차와 지출 자료를 연결해 제시한다. 본안 청구액과 소송비용은 계산 대상부터 다르므로 비용의 원인과 범위를 따로 정리해야 한다. 이 글은 실제 변호사 계약금 전부를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긴 사람이 누구인지와 특정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는 구별해 판단하며, 절차를 불필요하게 늘리지 않는 것이 당사자 자신의 비용 관리에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