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사례다. 매장이 직원에게 납품 상자를 옮기도록 지시했는데 직원이 부주의하게 운반하다 이웃 가게 유리를 깨뜨렸다. 피해자는 직접 상자를 든 직원뿐 아니라 매장 운영자에게도 배상을 요구한다. 직원이라는 사실과 사용자 책임의 조건을 함께 보아야 한다.
민법 제756조 제1항은 타인을 사용해 사무에 종사하게 한 사람이 피용자의 사무집행에 관해 제삼자에게 생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사례에서는 누가 운반 업무를 맡기고 실제로 어떤 사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가 났는지가 중요한 사실이다. 직원 명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개인 행동을 사무집행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책임의 예외도 있다.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과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했거나, 그런 주의를 했어도 손해가 생겼을 경우에는 제1항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선임 · 감독의 주의와 피할 수 없었던 손해를 자료에 대조해야 한다. 교육했다는 말 한마디와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는 판단은 같은 것이 아니다.
제2항은 사용자를 대신해 그 사무를 감독하는 사람에게도 앞 항의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현장에 누가 있었다는 사실만 보지 않고 누구를 대신해 어떤 사무를 감독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단순 동료인지 실제로 사용자를 갈음한 감독자인지에 따라 확인할 관계가 달라진다.
업무 약정과 지시 회신은 사용 관계와 맡긴 사무를, 납품서 · 운반 기록과 사고 영상은 업무와 손해의 연결을 보여 준다. 선임 과정 자료와 안전교육 · 작업 점검 기록은 사용자가 어떤 주의를 기울였는지 확인하는 데 쓴다. 유리 수리 견적과 지급 내역은 피해 내용과 금액을 뒷받침한다. 사고 결과만으로 모든 요건을 대신하지 않는다.
제3항은 사용자나 감독자가 피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피해자에게 누가 배상할지와 배상 뒤 내부적으로 어떤 정산을 할지는 다른 단계다. 사용자는 사무집행 관계와 예외 사유를 나누고, 피해자도 지시 · 감독과 사고 경과를 연결해 청구 상대를 정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