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사례다. 물품대금 보증인이 일부 대금을 대신 갚아 그 범위에서 적법하게 채권자를 대위했다. 구매자가 나머지 대금을 내지 않자 보증인은 판매자가 가진 계약 해제권도 자신이 행사해 물건을 돌려받겠다고 한다. 일부 대위 권리와 계약을 끝낼 권리는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481조는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이 변제하면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한다고 정한다. 돈을 대신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경우에 같은 지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보증 관계와 지급이 확인돼 일부 법정대위가 성립한 상황을 전제로 한다.
제483조 제1항은 채권 일부에 대위변제가 있으면 대위자가 변제한 가액에 비례해 채권자와 함께 권리를 행사하도록 한다. 일부만 갚고 원래 채권 전부를 넘겨받았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원채권 잔액과 대위변제액을 구별하고 행사하려는 권리가 무엇인지 특정해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경우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계약의 해지나 해제를 채권자만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따라서 사례의 보증인은 일부 대위자라는 이유만으로 판매자의 계약 해제권까지 대신 행사할 수 없다. 원래 판매자가 해제할 사유를 갖추었는지도 따로 보아야 하며, 제483조가 해제 원인을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원채권자가 그 계약을 해지하거나 해제하면 대위자에게 변제한 가액과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권리를 원채권자에게 남기는 규정과 대위자에게 금전을 상환하는 규정을 함께 읽어야 한다. 대위자가 계약을 끝내지는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대신 낸 돈에 관한 후속 정산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물품계약과 미지급 내역은 원래 채권과 불이행 경과를, 보증약정 · 지급증빙과 영수 자료는 대위의 근거와 금액을 보여 준다. 해지 · 해제 통지와 전달 기록은 누가 어떤 권리를 행사했는지 확인하는 데 쓴다. 원채권자는 받은 부분과 남은 부분, 대위자에게 상환할 금액을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일부 대위자는 행사할 권리의 범위와 해지 · 해제의 주체를 구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