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 주장만으로 남는 돈도 지급받을까

피고에게도 원고로부터 받을 돈이 있어 상계를 주장하려 한다. 자신의 채권이 더 크다면 원고의 청구를 막고 남는 차액도 같은 판결로 받을 수 있을까. 상대방 청구를 줄이는 방어와 자신에게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구하는 청구는 구분해 준비해야 한다.

민법 제493조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상계하고,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한 금액에서 채무가 소멸한 것으로 본다. 이 글은 상계의 실체법상 요건을 갖춘 경우를 전제로 소송의 요청 범위를 다룬다. 서로 받을 돈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채권을 자유롭게 상계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민사소송법 제203조는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은 사항을 판결하지 못하도록 한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답변과, 원고에게 차액 지급을 명해 달라는 청구를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잔액의 지급 판결을 원한다면 반소나 별도 소 등 필요한 청구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

반소에는 민사소송법 제269조의 조건이 있다. 변론종결 전 제기하고 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아야 하며, 본소 청구 또는 방어방법과 관련되고 다른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지 않아야 한다. 같은 당사자끼리 받을 돈이라는 설명만으로 어떤 채권이든 반소 요건을 충족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또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은 상계에 쓴 청구의 성립 여부 판단이 상계로 대항한 액수에 한해 기판력을 갖도록 한다. 방어로만 주장했으니 그 채권에 관한 판단은 아무 효력이 없다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원고 청구액, 상계에 사용할 채권과 액수, 별도로 지급받으려는 잔액을 나누고 각 채권의 발생자료 · 변제기 · 상계 표시를 연결한다. 답변서의 방어 내용과 반소의 청구취지가 중복되거나 빠지지 않았는지 대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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