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땅의 지역권 시설 수선의무도 넘겨받을까

가상 사례다. 이웃 뒷땅의 통행을 위한 지역권이 설정된 앞땅을 매수하려 한다. 앞땅 소유자는 지역권자와 통로의 시설을 자기 비용으로 수선하기로 약정해 두었다. 매수인은 그 계약에 서명한 적이 없으니 매수 후 수선의무는 전소유자에게만 남는다고 생각한다. 토지 거래에서 이 약정도 확인해야 한다.

민법 제298조는 계약에 따라 승역지 소유자가 자기 비용으로 지역권 행사를 위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수선 의무를 부담했다면 승역지 소유자의 특별승계인도 그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한다. 매수인은 자기 서명만으로 의무 승계를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지역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시설비를 새 소유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소유자가 어떤 계약으로 어떤 공작물의 설치 · 수선을 자기 비용으로 부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선한 적이 있다는 경과와 자기 비용으로 의무를 부담한다는 약정은 다르다. 그 시설이 해당 지역권 행사에 필요한 것인지도 계약과 실제 이용 관계에 대조해야 한다.

이 의무는 새 소유자가 시설을 함께 쓰느냐에만 달린 문제가 아니다. 공동사용에 따른 수익비율 비용분담과 전소유자의 계약상 의무 승계는 출발점이 다르다. 사용하지 않을 테니 비용 약정도 전혀 관계없다고 판단하면 제298조의 승계 문제를 놓칠 수 있다.

제299조는 승역지 소유자가 지역권에 필요한 부분의 토지소유권을 지역권자에게 위기해 앞 조의 부담을 면할 수 있도록 한다. 단순히 수선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는 것과 필요한 토지의 소유권을 넘기는 법정 방법은 다르다. 토지는 그대로 보유하면서 의무만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지역권 설정계약과 등기는 부담 토지와 권리 범위를, 별도 수선 약정과 도면은 공작물과 자기비용 의무의 내용을 보여 준다. 매매계약과 이전 자료는 누가 승역지의 특별승계인인지 확인하게 한다. 보수 내역과 견적은 앞으로 부담할 일을 구체화한다. 매수인은 관련 비용 약정을 거래 전에 읽고 인수할 의무와 매매조건을 함께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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