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사례다. 공사 가림막이 카페 출입구를 사흘 막아 손님이 줄었다. 법원은 손해 발생을 인정했지만, 감소 매출 중 통행 차단의 영향이 얼마인지는 방문 수요의 변동과 겹쳐 정확히 가리기 어렵다. 카페 주인은 매출 기록을 내면서도 손해액 하나를 증명하지 못하면 청구를 포기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이 경우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로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도록 한다. 손해 발생이 인정된다는 전제와 구체액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렵다는 조건을 함께 갖춘 경우의 산정 규정이다.
따라서 원고가 아직 손해가 있었는지도 설명하지 못한 상황과 구별해야 한다. 단순히 영수증을 준비하지 않았거나 자료 제출이 번거롭다는 사정만으로 조문이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증명하지 않은 부분이 손해의 발생인지 액수인지, 어려움이 해당 사안의 어떤 특성에서 생겼는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원고도 자료 제출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법원은 원고가 원하는 숫자를 그대로 채택하도록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한다. 사례도 차단과 매출감소라는 사실만으로 이 조항이 자동 적용되지는 않는다. 가능한 거래 · 통행 자료는 상당한 액수를 판단할 근거가 된다.
가림막 사진과 통행 기록은 손해의 원인과 기간을, 시간대별 매출과 같은 요일의 과거 매출은 감소액을 검토하는 출발점을 보여 준다. 주변 행사 등 수요 변동 자료는 다른 요인과 차단 영향을 구별하는 데 쓴다. 자료 확보가 어렵다면 그 이유와 대신 확인되는 사정을 연결해야 한다. 추측한 총액만으로 대신하기는 어렵다.
피고도 산정 기초와 인정할 수 없는 항목을 나누어 반박할 수 있다. 이 규정은 배상책임의 요건이나 손해와 행위의 인과관계를 없애는 조항이 아니다. 손해발생 인정 뒤 금액의 증명 문제를 자료와 사정에 따라 해결하는 장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