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법원에 낸 상속포기, 재신고해도 기간이 지켜질까

상속포기 신고를 냈는데 관할 법원을 잘못 알았다는 말을 들었다면, 처음 낸 날짜만으로 안심해도 될까. 관할 법원에 다시 신고해 포기가 유효하다고 판단됐더라도, 법원이 실제로 어느 이유로 기간을 인정했는지 읽어야 한다. 같은 사건의 1심과 항소심도 이유가 달랐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가합39228 판결의 상속인은 소장 등을 받은 뒤 2019년 3월 16일 관할 없는 법원에 포기를 신고했다. 보정명령을 받고 5월 27일 관할 법원에 다시 신고했고, 첫 사건은 이송됐다. 두 번째 신고가 수리될 때까지 첫 사건을 유지하다 나중에 취하했다.

1심은 소장 등을 받은 1월 22일부터 계산하면 두 번째 신고가 3개월을 넘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기간 안에 낸 첫 신고, 일관된 포기 의사, 보정에 따른 재신고와 첫 사건의 유지 등을 함께 고려해 기간 준수의 효과가 두 번째 신고에도 유지된다고 판단했다. 아무 법원에 일단 내면 된다는 판단은 아니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1나2037664 판결도 그 상속인에 대한 채권자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소장과 당사자표시정정서에는 고인의 사망과 자신에게 상속이 이어진 관계가 설명돼 있지 않았다고 보았다. 상속관계를 자세히 적은 은행 안내장을 받은 3월 8일에야 자신이 상속인임을 알았다고 인정했다.

그날부터는 5월 27일의 두 번째 신고 자체가 3개월 안이었다. 항소심의 이 판단을 첫 신고의 효과가 언제나 재신고까지 이어진다는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해당 사건에서 포기가 유효했다는 결과와, 관할을 잘못 선택한 모든 신고가 같은 방식으로 구제되는지는 별개다.

접수증과 보정명령, 이송결정, 두 사건의 처리 내역을 함께 보존하자. 소장이나 안내장을 받았다면 송달 날짜뿐 아니라 그 문서가 사망과 선순위 포기, 본인의 지위를 어떻게 설명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른 법원에 낸 기록만 믿고 후속 절차를 미루거나, 다시 낸 날부터 새로운 3개월이 생긴다고 계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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