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를 취소하려는 신고서에 사기나 강박을 적었다. 가정법원은 서류 형식만 보고 수리한다는 말을 들었다면, 취소사유가 없는 것이 명백해도 반드시 받아 주어야 할까. 수리심판이 실체효력을 확정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아무 사유나 적어도 된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가사소송규칙 제76조 제2항은 신고서에 원래 신고가 수리된 일자, 취소 원인, 추인할 수 있게 된 날과 취소한다는 뜻을 적도록 한다. 취소의 원인을 밝히는 것은 법정 기재사항이다. 원래 포기를 했다는 사실만 쓰거나 뒤늦게 마음이 달라졌다는 설명으로 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제1024조 해설은 취소신고의 주된 심리 대상을 따로 든다. 신고권자가 신고했는지, 정해진 방식에 맞는지, 본인의 진실한 의사인지와 취소기간 안에 했는지 등을 살핀다는 설명이다. 서면에 제목을 붙여 접수한 것과 이런 요건을 갖춘 것은 다르다.
실체법상 취소효력은 나중에 민사소송에서 결정할 문제이므로, 가정법원에서는 실질적인 취소요건을 엄격히 따지기보다 외형상 형식요건을 심리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실체요건을 갖추지 않았음이 명백한 경우는 예외로 남긴다. 그 경우까지 무조건 수리해야 한다고 정리한 해설은 아니다.
반대쪽도 구별해야 한다. 신고가 수리됐다고 착오나 강박이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민법 제1024조 제2항이 남겨 둔 총칙상 취소의 요건은 실체법에 따라 다투어질 수 있다. 수리심판만으로 재산 반환이나 채무 부담의 결론이 모두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원포기 신고와 심판문, 취소 원인이 생긴 경위, 그 원인을 확인할 자료와 날짜를 정리하자. 어떤 사실을 취소 원인으로 주장하는지와 신고 요건을 갖췄는지를 나누어 설명해야 한다. 위 내용은 문헌이 정리한 심리범위이며, 특정 취소신고가 반드시 수리되거나 불수리된다는 보장이 아니다. 형식심리라는 말만 믿고 사실과 다른 원인을 적거나 중요한 자료를 빼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