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인 상속인이 고인의 재산을 팔았다가 매매계약에 취소 사유가 있음을 알았다. 계약을 취소하면 처분한 사실도 없어져 상속포기를 할 수 있을까. 매매계약의 효력과 그 행위에서 생기는 법정단순승인 효과는 구별해 살펴야 한다.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 주석 민법 상속 제6판의 해당 해설은 처분행위에 무효나 취소 사유가 있어도 이 효과가 생기는지를 따로 다룬다. 포기 전 처분에 관한 논의이며, 한정승인 뒤 경매 대신 매각한 문제와는 다르다.
해설은 두 견해를 소개한다. 처분행위가 무효이거나 이미 취소됐어도 법정단순승인이 된다는 입장과, 그러한 경우 단순승인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 맞선다. 후자의 입장에는 취소권에 민법 제1024조 제2항 단서의 짧은 행사기간을 준용해야 한다는 설명도 함께 제시돼 있다.
이 해설은 처분행위에서 상속인의 단순승인 의사를 추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처분에 무효나 취소 사유가 있더라도 그 의사가 추정되는 한 법정단순승인이 된다는 쪽을 택한다. 계약 취소로 포기할 지위까지 당연히 되살아난다는 안내가 아니다. 직접 판결의 확립된 결론으로 소개한 것도 아니다.
이는 이미 생긴 법정단순승인 자체를 착오나 사기로 취소할 수 있는지와도 취소 대상이 다르다. 지금 문제는 재산을 판 계약의 하자가 처분에 따른 단순승인을 막는지다. 해설은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가 단독 처분한 경우도 별도로 구별하므로 성년자의 논의를 그대로 옮겨서는 안 된다.
매매계약서와 취소를 주장하는 사유, 실제 취소 여부, 처분 당시 의사와 포기 신고 경과를 나누어 확인하자. 계약에 하자가 있다는 주장만으로 신고를 미루지 않는다. 처분으로 단순승인이 된 경우에도 민법 제1019조 제3항의 특별한정승인 요건을 갖추는지는 별도 검토할 수 있지만, 그것이 상속포기와 같은 효과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