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카드값을 대신 내 주었다면 카드회사 대신 친구 이름을 회생목록에 적으면 될까. 먼저 카드회사에 실제로 얼마가 변제됐는지와 친구에게 어떤 권리가 생겼는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돈을 보낸 사람의 이름만으로 현재 채권자가 확정되지는 않는다.
민법 제469조는 제3자도 변제할 수 있게 하면서 채무의 성질이나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따른 예외를 둔다.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 의사에 반해 변제하지 못한다. 타인이 돈을 낼 수 있다는 규정과 그 사람이 원래 채권자의 권리를 취득한다는 규정은 서로 다르다.
민법 제480조는 채무자를 위해 변제한 사람이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받아 대위할 수 있게 한다. 제481조는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의 법정대위를 정한다. 친구라는 관계만으로 누구나 정당한 이익이 있다거나, 채권자의 승낙을 받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제482조 제1항은 대위한 사람도 자기 권리로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채권과 담보권을 행사하도록 한다. 친구와 돈을 빌리기로 한 것인지, 돌려받지 않기로 도와준 것인지도 실제 약속과 자료를 보아야 한다. 대납 사실 하나로 그 범위를 모두 정하거나 원래 채권 전액과 친구 청구액을 겹쳐 적으면 안 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9조는 채권자와 채권 원인 · 금액을 적은 목록을 요구한다. 카드사의 수납내역과 잔액, 친구의 송금 및 약정자료를 연결해 현재 청구권을 확인하자. 대납 시기와 원인을 특정한 뒤 적을 사람과 금액을 정해야 한다. 이 확인만으로 변제자대위의 대항요건이나 목록 변경절차까지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조건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