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의 설립 목적을 더는 달성할 수 없게 됐다고 해서 이사들이 원하는 새 사업으로 곧바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46조는 이런 경우 설립자나 이사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설립 취지를 참작하면서 목적과 그 밖의 정관 규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 목적 달성 불능, 변경을 추진할 주체, 허가와 변경 내용의 방향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가상의 사례로, 특정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재단이 사정의 변화로 그 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고 하자. 단순히 새 사업이 더 수익성이 높거나 운영하기 편하다는 설명과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설명은 다르다. 현재 정관과 설립 당시 사업 자료는 어떤 목적과 취지로 재산이 출연됐는지 보여 준다. 변화된 상황에 관한 자료는 왜 기존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는지 확인하는 데 쓰인다.
변경안도 설립 취지와 연결돼야 한다. 제46조는 설립자나 이사에게 제한 없이 새 목적을 선택하라는 규정이 아니다. 출연 목적과 새 사업계획을 나란히 놓고 어떤 취지를 이어가려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전 사업을 중단했다는 자료만 있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바꾸려는지 제시하지 않으면 허가를 구하는 변경 내용도 불분명해진다. 정관 변경안은 바꿀 문구를, 사업계획과 재산 활용안은 그 문구로 실제 어떤 일을 하려는지 보여 준다.
또 내부에서 변경안을 의결했다는 사실과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은 것은 같은 단계가 아니다. 허가 신청 자료와 실제 허가 내용을 구분하고, 최종 정관 문구가 허가받은 내용과 맞는지 대조해야 한다. 이 절차는 민법상 재단법인의 목적 달성 불능을 전제로 하는 변경 제도다. 설립자가 처음 정하지 못한 사항을 사망 후 법원이 보충하는 경우와도 다르다.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말만으로 출연재산을 임의로 되돌리거나 목적을 갈아 끼우기보다, 원래 설립 취지와 달성 불능 사유를 먼저 정리해 제46조의 변경 절차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