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인수인이 그 사채의 관리도 맡을 수 있을까

회사채를 인수한 금융회사라면 발행 내용을 잘 아니까 그 회사에 사채 관리까지 맡기면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상법 제480조의3 제2항은 사채의 인수인이 그 사채의 사채관리회사가 될 수 없다고 정한다. 거래를 잘 알고 있거나 발행회사와 별도 계약을 맺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제한을 없앨 수 없다.

사채관리회사가 맡는 일부터 구별해야 한다. 상법 제480조의2는 회사가 사채를 발행할 때 사채관리회사를 정해 변제 수령, 채권 보전과 그 밖의 사채 관리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한다. 발행회사가 실무 연락 담당자를 지정하는 것과 법률상 사채관리회사를 정하는 것은 다르다. 인수 업무를 맡은 회사의 담당자가 계속 연락을 받아 준다는 이유로 법정 관리회사 지정까지 완료됐다고 처리해서는 안 된다.

가상의 사례로 사채 인수계약을 체결한 회사에 같은 발행 건의 사채관리계약도 맡기려 한다고 하자. 먼저 인수계약서로 누가 그 사채의 인수인인지 확인하고, 관리계약 초안에서 누가 관리회사로 지정돼 있는지 맞춰 본다. 두 계약의 당사자가 같은지뿐 아니라 같은 사채를 대상으로 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제2항의 제한은 그 사채의 인수인에 관한 것이므로 회사의 이름만 대략 비교하는 방식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한편 은행이라는 이름만으로 자격 검토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제480조의3은 제1항의 법정 자격 외에 제2항의 인수인 제한과 제3항의 특수한 이해관계에 관한 제한을 따로 두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 확인한 인수인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나머지 자격까지 모두 갖췄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자격과 특수관계의 세부 범위는 적용되는 시행령까지 대조해야 한다. 사채 발행을 준비한다면 인수 역할과 관리 역할을 계약 단계에서 나누고, 해당 사채의 인수인을 관리회사로 겸임시키는 구조가 없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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