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뒤 채권자가 갚을 날을 미뤄 주었다는 증서를 써 주었다. 채무자가 이 서류를 집행기관에 내면 강제집행을 원하는 만큼 멈출 수 있을까. 채권자의 변제 유예와 그 증서를 제출해 얻는 집행정지에는 별도로 확인할 제한이 있다. 사적인 약속만으로 집행이 무기한 정지되지는 않는다.
민사집행법 제49조 제4호는 판결 뒤 채권자가 변제를 받았거나 의무이행을 미루도록 승낙한 취지의 증서를 제출한 경우 강제집행을 정지하거나 제한하도록 한다. 이행을 미뤄 주었다는 증서는 채권자의 승낙을 확인하는 자료다. 채무자 혼자 앞으로 갚겠다고 작성한 일정표와 같은 문서로 취급하지 않는다.
민사집행법 제51조 제2항은 그중 이행 유예 승낙 증서에 따른 정지를 두 번으로 한정하고 통산 여섯 달을 넘길 수 없도록 한다. 증서를 새로 받거나 날짜를 바꿀 때마다 정지 횟수와 기간을 처음부터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해당 집행에서 이미 이 증서로 정지한 횟수와 기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가상 사례다. 채무자는 앞서 한 차례 유예 승낙 증서를 내 집행을 정지시켰고, 다시 분할상환 일정을 협의하려 한다. 종전 제출증서와 정지 처리내역, 이번 합의안을 나란히 놓고 전체 횟수와 기간을 맞춘다. 합의문에 이행일이 적혀 있다는 사실과 그날까지 법정 집행정지가 인정되는지는 구별해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50조 제1항은 제49조 제4호 증서가 제출된 경우 이미 실시한 집행처분을 일시 유지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유예 증서를 제출했다고 이미 한 압류까지 당연히 없어졌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집행을 쉬게 하는 것과 압류를 취소하는 것은 효과가 다르다.
증서에 적힌 당사자와 판결, 유예 대상 의무 및 기간을 특정하고 실제 집행사건의 정지 경과와 맞춘다. 합의가 집행 취하까지 포함하는지 여부는 문구와 후속처리를 따로 확인한다. 이 글의 횟수 · 기간 제한은 제51조 제2항의 유예 승낙 증서에 따른 정지 기준이므로 다른 법정 정지결정의 기간까지 같은 것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