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명시신청이 각하됐다는 결정을 받았다. 같은 판결정본을 붙여 신청서만 새로 내면 다시 심사받을 수 있을까. 다시 접수하는 행위보다 확인할 것은 종전 신청이 왜 끝났는지다. 법은 같은 집행권원으로 재신청할 때 기각 · 각하 사유를 보완하도록 요구한다.
민사집행법 제69조는 재산명시신청이 기각되거나 각하된 경우 그 신청을 한 채권자가 사유를 보완하지 않고서는 같은 집행권원으로 다시 신청할 수 없다고 정한다. 새 사건번호가 종전 결함을 없애 주지는 않는다. 종전 결정문에서 지적한 사유와 이번에 보완한 자료를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명령이 채무자에게 송달되지 않아 주소보정명령을 받았지만 이행하지 않은 가상 사례를 보자. 민사집행법 제62조 제6항과 제7항에 따르면 법원은 기간을 정해 주소보정을 명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명시명령을 취소하며 신청을 각하해야 한다. 이때 전과 같은 주소만 다시 적어 내면서 아무것도 보완하지 않는다면 제69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각하 사유를 보완하려면 종전 송달결과와 보정명령, 실제 주소를 확인한 자료 및 새 신청의 표시를 맞춰야 한다. 새 날짜의 문서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 문서가 종전 장애를 어떻게 해소하는지 설명한다. 새로운 자료가 있다는 사실과 그 자료가 기각 · 각하 이유를 보완한다는 판단은 같지 않다.
사유에 따라 대응도 달라진다. 제62조 제2항은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채무자의 재산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인정할 때 기각하도록 한다. 이런 결정과 주소보정 불이행에 따른 각하는 이유가 다르므로 재신청 때 같은 자료 묶음을 기계적으로 내지 않는다. 먼저 결정의 이유에 맞는 보완을 정한다.
종전 신청서와 결정문, 송달 및 보정 경과, 보완자료를 한 흐름으로 정리한다. 재신청은 종전 결정에 대한 불복과도 다른 절차이므로 불복을 원한다면 해당 기간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접수 횟수를 늘리는 대신 종전 이유와 달라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이 규정에 맞는 준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