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한 부동산이 경매로 팔리고 배당금이 공탁됐다. 돈이 법원에 있으니 시효도 계속 중단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압류에 따른 시효중단과 배당금 공탁은 같은 효과가 아니다. 경매 뒤 가압류등기 말소일을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다18622 · 2013다18639 판결은 공사대금채권을 보전한 가압류와 경매 배당금 공탁을 다뤘다. 채권자는 공사를 마친 뒤 토지와 건물을 가압류했지만 선순위 근저당권자의 경매로 부동산이 매각됐고 가압류등기도 말소됐다. 이후 배당액이 공탁된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과 공사대금 반소가 제기됐다.
대법원은 가압류의 집행보전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 시효중단의 효력도 계속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경매로 목적을 다한 가압류는 효력을 잃고, 원칙적으로 가압류등기가 말소된 때 중단사유가 끝나 새로 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했다. 매각대금 납부 후 배당액이 공탁됐다는 사정만으로 가압류에 따른 시효중단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등기 말소 전에 배당절차가 진행돼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배당표가 확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따로 유보했다. 따라서 공탁됐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경매의 기산점을 같게 정하지 않는다. 매각대금 납부일, 가압류등기 말소일, 배당표 확정 및 공탁의 순서를 구체적으로 맞춰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가압류등기 말소 다음 날부터 공사대금채권의 3년 시효가 새로 진행했고, 채권자가 채권 존재를 주장하는 답변서를 내고 반소한 때는 이미 그 기간이 지난 뒤였다. 대법원은 시효 완성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며 상고를 기각했다. 공사대금의 시효기간을 모든 채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결론은 아니다.
채권자는 등기사항증명서의 말소 내역, 경매의 대금납부 · 배당자료와 공탁서, 본안 권리행사 일자를 나란히 확인한다. 배당금을 받을 준비와 원래 채권의 시효를 지키는 조치를 함께 관리해야 공탁된 돈만 믿고 본안 권리행사를 늦추는 일을 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