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한 어음, 지급제시도 기다려도 될까

집행관이 어음이나 수표를 압류했다. 실물을 확보했으니 팔 때까지 보관하기만 하면 될까. 증권에 따라 정해진 기간 안에 인수나 지급을 위한 제시 또는 지급청구가 필요할 수 있다. 실물을 압류한 일과 그 증권의 권리를 보전하는 행위를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212조 제1항은 어음 · 수표 등 금전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유가증권 중 일정한 기간 안에 제시나 지급청구가 필요한 것을 압류했을 때의 집행관 의무를 정한다. 그 기간이 개시되면 집행관이 채무자를 대신해 필요한 행위를 해야 한다. 매각할 물건으로 보관한다는 이유만으로 제시기간 점검을 뒤로 미루어서는 안 된다.

이 조문이 모든 어음과 수표의 제시기간을 똑같이 정한 것은 아니다. 실제 증권의 종류와 기재 내용에 따라 필요한 행위와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발행일이나 만기를 잘못 옮겨 적으면 기간 판단도 어긋날 수 있으므로 증권 앞뒷면과 압류조서의 표시를 대조한다. 전해 들은 만기만 믿지 않는다.

같은 조 제2항은 미완성 어음 등을 압류한 경우 집행관이 채무자에게 기한을 정해 기재사항을 보충하도록 최고하게 한다. 빈칸이 있다는 이유로 채권자가 임의로 내용을 채우라는 규정이 아니다. 압류한 증권에 어느 사항이 빠졌으며 채무자에게 어떤 내용의 최고가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상 사례다. 압류한 증권 중 하나는 지급제시를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다른 하나는 기재사항 일부가 비어 있다. 증권별로 표시 내용과 필요한 조치를 분리해 정리한다. 첫 증권은 제시나 청구의 대상과 기간, 둘째 증권은 보충 최고 및 그 결과를 집행기록과 맞춰 보는 것이다. 두 증권이 함께 압류됐다는 이유로 처리 상태를 하나로 묶지 않는다.

압류조서, 증권의 전체 사본과 집행관이 한 제시 · 청구 또는 최고 내역을 연결해 보관한다. 압류 후 증권에 필요한 권리 보전 행위도 확인한다. 기간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아무 행위 없이 만기나 매각일을 기다리는 것으로 점검을 끝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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