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한 상속인이 상속집을 경매로 잃고 양도소득세까지 자기 돈으로 냈다. 뒤늦게 상속재산 한도에서만 책임진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세금을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 압류를 막는 문제와 이미 임의로 낸 돈을 반환받는 문제는 구별된다.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5월 15일 선고한 2018누63916 판결에서 상속인의 부과처분 취소와 납부세금 반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속인은 한정승인을 했고, 양도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상속비용이므로 자기 고유재산으로 낸 세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상속비용에 해당해 책임이 상속재산 한도로 제한될 수 있더라도, 세금채무 자체가 그 한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 범위를 넘는 부과처분이 곧바로 위법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부과의 적법성과 어느 재산으로 책임지는지를 분리한 것이다.
이어서 법원은 상속재산을 넘는 세금채무가 자연채무로 존재하므로, 상속인이 임의로 갚으면 빚 없는 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생기지 않는다고 보았다. 한정승인 결정문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지급한 돈을 되찾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판단을 고유재산에 대한 압류나 환급금 충당이 언제나 적법하다는 뜻으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서 다룬 임의 변제와 강제적인 징수는 전제가 다르다. 세금이 잘못 계산되거나 납세의무 자체가 없는 경우까지 같은 이유로 반환을 막는다는 판결도 아니다.
납부 전후 고지서와 납부내역, 압류나 충당 관련 서류, 상속재산 매각 · 배당 자료를 함께 확인하자. 해당 세금이 고인에게 생전 부과된 세금인지, 상속재산 처분으로 상속인에게 생긴 세금인지도 구별한다. 이 글은 해당 고등법원 판결의 제한을 설명하며, 모든 연도의 조세 환급 가능성을 확정하는 안내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