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맺은 계약에 따라 받을 돈에 조건이 붙어 있다. 상속재산파산에서 그 채권의 배당액을 관재인이 따로 맡겨 두었다면, 조건이 성립할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려 줄까. 배당액을 임치하는 단계와 최후배당에서 지급 대상에 남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19조 제4호는 정지조건부채권과 장래의 청구권에 대한 배당액을 임치하도록 한다. 여기서 정지조건은 어떤 사실이 생겨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경우다. 지급할 날짜만 아직 오지 않은 채권이나, 이미 생긴 권리가 조건에 따라 없어지는 해제조건과 구별해야 한다.
제523조는 이러한 정지조건부채권이나 장래의 청구권이 최후배당의 배당제외기간 안에 행사할 수 있게 되지 못한 때에는 그 채권자를 배당에서 제외하도록 한다. 이전에 채권을 신고했고 배당액도 따로 보관됐다는 사실만으로 최후배당에서도 지급받을 지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 기간을 막연히 파산이 끝나는 날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제521조에 따라 최후배당의 배당제외기간은 배당공고일부터 14일 이상 30일 이내에서 법원이 정한다. 실제 공고에 적힌 기간과 계약의 조건, 조건이 성립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를 함께 대조해야 한다.
제526조는 제523조 등에 따라 배당에서 제외된 채권자를 위해 임치한 금액을 다른 채권자에게 배당하도록 정한다. 임치금이 있다는 이유로 훗날 본인이 찾을 돈으로 계속 남는다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 다만 이 규정을 채권 자체가 모든 관계에서 소멸한다는 뜻으로 바꾸어 설명해서는 안 된다.
계약서의 조건 문구와 조건의 진행 상황, 채권신고 내용 및 최후배당 공고를 연결해 보자. 조건 성립에 다툼이 있다면 무엇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이 확인은 신고한 채권액이 얼마인지와 다른 문제이며, 임치돼 있다는 말만 믿고 마지막 기간을 지나치지 않기 위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