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파산 건물 소송, 피고를 잘못 적었다면

상속재산파산이 선고된 뒤 고인 건물의 철거를 구하려는데 상속인을 피고로 적었다. 나중에 그 상속인의 파산관재인이라고 고쳐 쓰면 될까. 누구의 재산에 파산이 선고됐는지에 따라 소송 당사자의 표시도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 2026년 6월 25일 선고 2026다201438 판결은 이런 혼선을 다뤘다. 고인의 건물이 올라선 토지의 소유자가 상속인을 상대로 철거 등을 청구했으나, 이미 고인의 상속재산에 파산이 선고돼 관재인이 선임된 상태였다. 제1심은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했다.

항소심에서 원고는 피고를 상속인 개인의 파산관재인이라는 취지로 고쳤다. 법원은 처음에는 정정을 허가하고 관재인에게 서류를 송달해 심리했지만, 뒤에 그 허가를 취소하고 각하 결론을 유지했다. 상속인 본인의 파산과 고인의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을 혼동한 표시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대법원은 재단에 속한 상속재산 소송의 당사자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의 파산관재인이라고 설명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9조 제1항과 제359조가 근거다. 상속인 개인을 파산채무자로 적은 관재인과, 고인의 상속재산을 맡은 관재인은 같은 표시로 취급할 수 없다.

그러나 대법원은 잘못 쓴 표시만 보고 소를 각하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청구 내용과 원인사실, 적격자를 상대로 소송하려던 원고의 의사를 고려해 당사자를 확정하고 정정 · 보충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조치 없이 각하 결론을 유지한 원심을 파기해 환송했다. 철거 청구 자체가 인용됐다는 판결은 아니다.

소장에 적은 피고 이름만 보지 말고 선고결정의 대상, 관재인 선임 내용과 청구하는 재산을 함께 맞춰 보자. 이 판결은 재단 건물 소송의 당사자 표시와 법원의 석명에 관한 판단이다. 모든 상속 관련 소송의 상대방을 무조건 바꿀 수 있다거나, 관재인을 적기만 하면 청구가 인정된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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