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정산서가 상대방 회사 안에 있다는 것은 알지만 문서의 정식 이름이나 작성일을 모를 수 있다. 이때 존재할지도 모르는 서류를 모두 내라고 요구하는 것과, 쟁점에 관련된 문서목록부터 제출해 달라고 신청하는 것은 다르다.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문제를 보완하는 절차가 따로 있다.
민사소송법 제345조는 문서제출신청에 문서의 표시와 취지, 가진 사람, 증명할 사실, 제출의무의 원인을 밝히도록 한다. 이어 제346조는 그 신청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문서의 취지나 그 문서로 증명할 사실을 개괄적으로 표시한 신청에 따라 법원이 상대방 당사자에게 관련 문서의 표시와 취지 등을 적어 내도록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예컨대 납품대금에서 어떤 반품액이 빠졌는지를 다투는데 상대방이 보관하는 반품 정산자료의 제목을 모른다면, 먼저 거래 상대방과 납품기간, 다투는 반품 내역을 좁혀 목록을 구할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무엇을 증명하려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모든 회계자료라고만 적으면, 이 절차가 필요한 범위를 법원이 판단하기 어렵다.
문서목록 제출은 문서 내용 자체를 확보했다는 뜻은 아니다. 목록으로 자료를 확인한 뒤 실제 제출을 구할 문서를 특정하고, 그 문서에 제출의무가 있는지도 따로 살펴야 한다. 제346조가 목록을 명할 상대방은 소송의 상대방 당사자이므로, 소송 밖 제삼자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목록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넓혀 읽어서는 안 된다.
신청 전에는 자신이 가진 계약서와 이메일에서 상대방이 사용한 문서명, 정산 항목, 담당 부서를 찾아 두면 도움이 된다. 그 단서와 증명할 사실을 연결하여 왜 지금 문서명까지 알기 어려운지 밝힌다. 부족한 특정은 목록 절차로 보완하되, 소송에 필요한 자료의 범위까지 열어 두는 신청으로 만들지는 않는 것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