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이 글의 요약
2025년 7월 22일, 한국 상법 제382조의3에 ‘및 주주’ 두 글자가 추가됐다. 1998년 신설 후 27년 만의 첫 개정이다.
학계 해석은 「확인적 개정설」과 「변경적 개정설」 두 갈래. 법원의 첫 결정(트러스톤 v 태광 가처분)은 보수적 자리에서 출발했고, 본안 판결 누적까지 1 ~ 2년이 남았다.
비상장 1인 법인은 실질적 영향이 거의 없으나, 주주가 2명이 되는 순간 의무가 작동한다. 가족법인은 친족 사이 잠재 분쟁이 핵심 위험.
2024년 8월 29일, 금융감독원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정정신고서를 반려했다. 두 회사의 합병안은 그 시점에 좌초됐다. 합병 비율은 두산밥캣 1주를 두산로보틱스 0.63주로 교환하는 구조였고, 양 회사의 이사회 결의도 모두 거친 상태였다. 그럼에도 합병안이 좌초된 배경에는 이사 충실의무의 적용 범위라는 한국 상법의 오래된 흠결이 있었다.
합병의 양 당사자 회계 수치는 비대칭이었다. 두산밥캣은 2023년 매출 9조 7천억 원, 영업이익 1조 3천억 원의 흑자 기업이었다. 두산로보틱스는 매출 530억 원, 영업손 158억 원의 적자 회사였으며 10년간 흑자 실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합병 비율 산정 방식은 적법했다. 절차적 흠결은 어디에도 없었다.
쟁점은 절차의 적법성이 아니라 결의의 정당성이었다. 흑자 자회사의 일반주주가 적자 자회사 주식과 교환되는 거래에서,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법적 근거가 한국 상법 어디에 위치하는가의 문제였다.
이사회 결의는 회사의 이익 기준으로 정당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 자체에 대한 법적 평가 기준은 명확하지 않았다.
입법 동기가 된 세 사례
LG화학 물적분할 (2020년 9월) — 배터리 사업을 떼어 LG에너지솔루션 설립. 기존 LG화학 주주는 자회사 지분을 받지 못함.
두산밥캣 합병 무산 (2024년 8월) — 흑자 자회사 1주를 적자 자회사 0.63주와 교환하는 합병안. 금감원 반려로 좌초.
셀트리온 합병 시도 (2024년 8월) — 주주 구성에 따라 손익이 갈리는 구조. 좌초.
세 사건의 공통점 — 합병 · 분할 절차의 적법성과는 별개로,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호할 법적 기제가 미비했다.
이 누적된 입법 수요에 대응해, 2025년 7월 22일 한국 상법 제382조의3에 두 글자가 추가됐다. ‘및 주주’. 1998년 12월 28일 신설된 후 27년간 손대지 않았던 이 조항이 처음으로 개정된 것이다.
이 글은 개정 전 조항의 법적 한계, 개정 조항의 내용, 그리고 그 법적 의미를 정리한다.
1. 개정 전 이사 충실의무 조항과 그 한계
조문
개정 전 상법 제382조의3은 다음 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입법의 일환으로 신설됐다. 입법자가 모델로 삼은 것은 영미법의 fiduciary duty였다. fiduciary duty는 타인의 재산이나 이익을 맡은 자가 그 타인을 위해 충실히 행위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duty of loyalty와 duty of care를 묶은 상위 개념이다. 한국 상법은 그중 duty of loyalty에 해당하는 부분을 「충실의무」라는 명칭으로 도입했고, duty of care에 해당하는 부분은 상법 제382조 제2항 및 민법 제681조의 선관주의의무로 이미 규율하고 있었다.
한계 — 의무 상대방의 제한
문제는 의무의 상대방이었다. 미국 델라웨어 주 판례법상 fiduciary duty는 회사(corporation)와 주주(stockholders) 양자를 향한다. 그러나 한국 조항은 ‘회사를 위하여’에서 멈췄다.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일치하는 사안에서는 이 한정이 문제되지 않으나, 양자가 충돌하는 사안 — 합병 비율 산정,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자기주식 처분, 신주 저가발행 등 — 에서는 이사의 직무 수행 기준이 회사의 이익만을 향하게 되어 있었다.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되더라도 그 침해를 직접 다툴 수 있는 회사법상 근거 규정이 부재했다.
한계의 확대 — 지주회사 체제와 일반주주 증가
이 한계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시장 구조 변화와 맞물려 확대됐다. 지주회사 체제 확산으로 모회사 · 자회사 간 거래가 증가했고,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방식의 「쪼개기 상장」이 정착했다. 합병 · 분할 사례가 증가할수록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되는 구조적 사안도 함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주주의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결산 기준 개인 투자자는 1,410만 명으로 전체 소유자의 99.1%에 이른다. 코스피 1,248만 명, 코스닥 809만 명이다. 1998년 입법 당시의 시장과는 양적 · 질적 측면 모두에서 다른 환경이 형성됐다.
정책적 배경 — 코리아 디스카운트
법무부의 개정이유서는 이 입법 수요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 해소.”
자본시장연구원의 2023년 분석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한국 1.2, 선진국 2.2, 신흥국 2.0, 아시아 · 태평양 1.7로 한국은 분석 대상 45개국 중 41위였다. MSCI는 2025년에도 한국을 신흥국으로 분류했고, 미달 항목 중 하나로 기업 지배구조를 지목했다.
1절 정리
개정 전 조항의 한계는 단일 사안의 법적 흠결이 아니라 다음 세 층위에 걸쳐 있었다.
① 의무 상대방의 제한 — 회사만 보호 대상. 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은 회사법상 직접 근거가 부재.
② 시장 구조 변화 — 지주회사 · 물적분할 시대에 합병 · 분할 사안 증가.
③ 정책적 비용 누적 —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자본시장 신뢰 저하, 국가 자본 효율 저하.
2. 개정 후 이사 충실의무 조문의 내용
조문 비교
| 구분 | 개정 전 (1998 ~ 2025.7.21) | 개정 후 (2025.7.22 ~) |
|---|---|---|
| 표제 | 이사의 충실의무 | 이사의 충실의무 등 |
| 제1항 |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
| 제2항 | (없음) | 이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여야 한다. |
제1항의 변경
이사 충실의무의 상대방에 ‘주주’가 추가됐다. 개정 전 ‘회사’만 명시되어 있던 자리에 ‘및 주주’가 삽입된 형태다. 이로써 이사의 직무 수행 기준에 주주의 이익이 명문상 포함됐다.
제2항의 신설
이사의 직무 수행 시 준수해야 할 두 가지 행위 규범이 새로 도입됐다.
- 총주주 이익 보호의무 — 이사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주주 전체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
- 전체 주주 공평 대우의무 — 이사가 주주들을 그 보유 지분에 따라 비례적으로 공평하게 대우할 의무
특히 공평 대우 의무는 종래의 주주평등의 원칙(상법 제369조 · 418조 · 464조 등 — 회사 행위 자체의 효력을 규율)과 구별되는, 이사 개인의 행위 기준으로 자리한다.
비교법적 위치 — 영국 모델의 차용
제2항의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라는 표현은, 영국 회사법(Companies Act 2006) 제172조 제1항의 표현과 위치상 일치한다.
“act in the way he considers, in good faith, would be most likely to promote the success of the company for the benefit of its members as a whole“
「members as a whole」이라는 표현이 한국 개정 상법 제2항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와 같은 자리에 놓인다는 점에서, 입법자가 영국 회사법을 의식적으로 차용한 비교법적 흔적이 확인된다.
반면 일본 회사법 제355조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 대해서만 인정하며 주주에 대한 직접 충실의무는 학설 · 판례 모두 부정한다. 한국 개정 상법은 일본 모델이 아닌 영국 · 미국 모델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행일과 적용 범위
개정 상법은 2025년 7월 22일 법률 제20991호로 공포됐고, 제382조의3은 공포일 즉시 시행됐다. 같은 개정법률 안의 다른 조문(독립이사 · 3%룰 · 전자주주총회 등)이 1년에서 1년 6개월의 유예를 두는 것과 달리, 충실의무 조항은 유예 없이 적용됐다.
적용 범위는 상법 회사편 일반 조문이므로 상장 · 비상장을 가리지 않는다. 모든 주식회사에 적용된다. 다만 실무적 작동 범위는 회사 구조에 따라 차이가 있다.
- 상장사 — 합병 · 분할 · 물적분할 · 자기주식 처분 · 신주발행 등 일반주주와 지배주주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결의에 적용. 가장 무겁게 작동.
- 비상장 가족법인 — 주주 사이에 잠재 분쟁이 있는 경우, 배당 차등 · 신주 저가발행 · 자기주식 처분 결의가 잠재 분쟁 사안에 해당.
- 1인 법인 (주주 1명 = 이사 1명) — 조문상 적용은 되나, 「총주주」가 곧 자기 자신이고 「전체 주주」 사이의 공평 대우라는 비교 대상이 없어 실질적 작동 여지는 극히 제한적.
입법 경과
개정안은 다음의 정치적 경로를 거쳐 통과됐다.
- 2024년 — 22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 7명이 충실의무 관련 상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 같은 시기 법무부의 정부안은 절차 개선(전자주총 · 매수청구권)에 한정됐고, 충실의무 본 조항은 정부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 2025년 3월 13일 — 국회 본회의 1차 통과 (재석 279, 찬성 184, 반대 91, 기권 4).
- 2025년 4월 1일 — 한덕수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 행사. 사유는 “기업 경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 시점에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 2025년 7월 3일 — 새 정부 출범 후 동일 안 재발의 → 본회의 통과 (재석 · 찬반 수치 1차와 동일).
- 2025년 7월 22일 — 관보 공포 및 즉시 시행 (법률 제20991호).
2절 정리 — 개정의 외형
① 조문 — 제1항에 ‘주주’ 추가, 제2항 신설 (총주주 이익 보호 + 전체 주주 공평 대우).
② 시행 — 2025년 7월 22일 즉시. 다른 조문(독립이사 · 3%룰 · 전자주총)과 달리 유예 없음.
③ 적용 범위 — 상장 · 비상장 모두. 다만 실무 작동은 회사 구조에 따라 비대칭.
④ 비교법 — 영국 Companies Act §172의 「members as a whole」 차용. 일본 모델은 거부.
⑤ 입법 경과 — 정부안에 없던 야당 의원안 7건이 출발점. 한덕수 권한대행 거부권 → 재발의 → 통과.
3. 개정의 법적 의미
해석론의 현 단계
시행일로부터 10개월이 경과한 현재(2026년 5월), 개정 조항을 정면으로 다룬 본안 판결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학계의 해석론도 아직 정립 단계에 있고, 한국상사법학회 · 한국증권법학회 등의 공식 의견서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학계는 두 입장으로 나뉘어 있다.
확인적 개정설
개정 조항이 기존 법리에 이미 내포되어 있던 내용을 확인적으로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며, 이사의 충실의무 상대방은 여전히 회사로 한정된다는 입장이다. 주된 논거는 다음과 같다.
- 이사와 주주 사이에는 직접 계약관계가 없고, 이사는 회사와의 위임계약(상법 제382조 제2항, 민법 제680 · 681조)에 근거한다.
- 입법자가 진정으로 주주에 대한 직접 의무를 부과하려 했다면 “주주를 위하여”가 아닌 “주주에 대하여”의 형식으로 입법했을 것이다.
- 이사 보수는 회사가 지급(상법 제388조)하며, 의무의 상대방과 보수 지급 주체가 불일치한다.
주요 논문 — 권재열 경희대 교수 「2025년 개정 상법 제382조의3 해석론」(선진상사법률연구, 2026.1) · 천경훈 서울대 교수 「2025년 개정상법상 이사 충실의무 조항의 해석론」(상사법연구, 2025) · 강수진 고려대 교수 「상법 제382조의3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하는 상법 개정안의 의미」(고려법학, 2024).
변경적 개정설
개정 조항이 한국 회사법의 패러다임을 변경한 것이며, 주주에게 새로운 권리가 창설되었다는 입장이다. 주된 논거는 다음과 같다.
- 입법자의 명시적 의지가 주주 보호 확대에 있다.
- 영국 회사법 제172조의 「members as a whole」 차용은 의무의 실질적 확장을 의도한 것이다.
- 확인적 해석은 입법 효과를 사실상 무력화한다.
주요 논자 — 이상훈 경북대 교수(2008년부터 주주 충실의무를 주창한 변경적 개정설의 대표) · 이승환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경영법률, 2025) · 곽관훈 등.
두 입장은 각각 회사법 체계의 정합성과 입법자 의지 · 시대적 요구를 강조하는 자리에 위치하며, 어느 쪽을 다수설로 단정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 본안 판결 누적까지는 빨라야 1 ~ 2년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학설 두 갈래 한 줄
확인적 개정설 — 충실의무 상대방은 여전히 회사. 주주에 대한 직접 의무는 인정 X.
변경적 개정설 — 회사법 패러다임 변경. 주주에게 새로운 권리 창설.
시행 10개월 시점에는 어느 쪽도 다수설로 단정할 수 없는 단계. 본안 판결 1 ~ 2건이 쌓이기 전까지 양 입장은 공존한다.
첫 사법적 판단 — 트러스톤 v 태광산업
개정 조항이 법원에서 처음 다뤄진 사건은 트러스톤자산운용과 태광산업 사이의 가처분 사건이었다.
태광산업은 2025년 6월 보유 자기주식 전량(24.41%)을 교환 대상으로 약 3,186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공시했다.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지분 5.95%)은 이 발행이 지배주주 우호 세력에 자기주식을 이전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이유로 EB 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청구 근거 중 하나가 개정 상법 제382조의3 제2항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5년 9월 10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서울중앙지법 2025카합21210, 민사합의50부). 결정 이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이사는 주주 전체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면 되는 것이지 개별 주주 요청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필요는 없다.”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4.53%로 2대 주주 5.95%와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지분율 차이를 고려하면 EB 발행이 지배구조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결정에서 법원은 「주주 전체의 정당한 이익」 개념을 채택하여, 개별 주주의 직접 청구권 인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확인적 개정설에 가까운 해석 자리에 위치한다. 다만 트러스톤은 항소를 제기했고 2차 가처분도 진행 중이며, 본안 소송도 예정되어 있어 이 사건만으로 해석 방향이 확정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위반 시 책임 구조
이사가 개정 충실의무를 위반한 경우, 책임 추궁의 법적 경로는 기존 상법이 규정한 다음 다섯 가지 조문 안에서 작동한다.
| 조문 | 청구 주체 | 핵심 요건 | 개정의 영향 |
|---|---|---|---|
| 제399조 (회사에 대한 책임) | 회사 | 임무해태 + 손해 | 충실의무 위반의 「임무해태」 평가 여부가 쟁점 |
| 제401조 (제3자 책임) | 주주 (제3자) | 고의 · 중과실 + 직접손해 | 「직접손해」 입증 부담 유지. 「간접손해」(주가 하락)는 제외 |
| 제402조 (위법행위유지청구) | 1% 이상 주주 또는 감사 | 회복불능 손해 우려 + 사전 | 트러스톤 사건의 청구 근거 |
| 제403조 (주주대표소송) | 1% 이상 (상장사 0.01% 6개월) | 회사 부작위 + 30일 대기 | 대법원 2024다216743 판결(2025.6.12)로 30일 요건 완화 |
| 형사책임 (특별배임죄, 제622조) | 검사 | 임무위배 + 재산상 이익 | 학계 다수설 · 대법원 판례 모두 종전 입장 유지 |
학계의 관심이 모이는 지점은 형사책임의 확장 여부다. 개정 조항만으로 이사가 「주주의 재산을 관리하는 자」로 평가되어 배임죄의 피해자 범위가 주주에까지 확장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계 다수설이며, 대법원도 별건 판결에서 종전 입장을 유지했다.
책임 구조 한 줄
개정에 따라 민사적 책임 추궁의 가능성은 확대됐다 — 특히 제402조(위법행위유지청구)와 제403조(주주대표소송)의 활용 가능성이 열렸다.
반면 형사적 책임 범위는 변경되지 않았다 — 학계 다수설과 대법원 판례 모두 배임죄의 피해자 범위 확장에 부정적.
의뢰인 질문에 대한 답 — 「상법이 바뀌어서 이사가 배임죄로 처벌받기 쉬워졌다」는 것은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D&O Insurance 시장 동향
학계 해석론의 정립 이전에, 시장은 정량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사배상책임보험(D&O Insurance) 시장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 계약 건수 — 2024년 1,712건. 2014년 대비 5배.
- 가입률 — 2024년 71.5% → 2025년 77.5%. 1년 만에 6%p 상승. 2025년 통계는 개정 시행 직후 데이터를 포함한다.
- 신계약 건수 — 2025년 1 ~ 9월 1,265건. 전년 동기 대비 +11%.
- 원수보험료 — 2025년 1 ~ 9월 619.2억 원. 전년 동기 대비 +15.6%.
계약 건수보다 원수보험료 증가율이 더 높다는 점은, 보험사가 인수 위험을 상향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계의 해석 정립에 앞서 실무가 위험 가격을 먼저 조정하고 있는 양상이다.
비상장 중소법인 자문에서의 함의
비상장 중소법인 · 1인 법인 · 가족법인 자문 영역에서 개정 조항이 작동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인 법인의 경우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총주주」가 곧 자기 자신이고 「전체 주주」 사이의 공평 대우라는 비교 대상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자녀 증여 · 배우자 명의 이전 · 동업자 영입 등으로 주주가 복수가 되는 시점에 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한다. 배당의 차등 지급, 신주 저가 발행, 자기주식의 특정인 처분 등의 결의가 잠재적 위반 사안에 해당한다.
둘째, 가족법인의 실무적 위험은 친족 사이의 잠재 분쟁에 기인한다. 부모 · 자녀, 형제자매, 이복형제, 재혼 가정 등 주주 간 사후 갈등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사회 결의를 거치는 모든 거래가 잠재 분쟁 사안에 해당한다. 결의 단계에서 합리적 절차와 충분한 정보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며, 이사회 의사록은 사후 분쟁 시 이사의 면책 근거가 되는 핵심 증거에 해당한다.
셋째, D&O Insurance 가입이 실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비상장 중소법인의 D&O Insurance 연 보험료는 50만 원 ~ 150만 원 수준으로 회사 재정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규모다. 법인 설립 또는 임원 변경 등기 시점에 D&O Insurance 가입 권유를 자문 패키지에 포함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비상장 자문 자리 정리
1인 법인 — 실질적 영향 거의 없음. 다만 주주가 2명이 되는 순간 작동 시작.
가족법인 — 친족 사이 잠재 분쟁이 핵심 위험. 이사회 의사록이 사후 면책 증거가 됨.
D&O Insurance — 비상장 중소법인 연 50 ~ 150만 원. 법인 설립 · 임원 변경 시 표준 권유 항목.
마치며
2025년 7월 22일 개정 상법 제382조의3은 이사 충실의무의 상대방에 주주를 추가하고, 총주주 이익 보호의무와 전체 주주 공평 대우의무를 신설했다. 형식상 두 글자와 한 항의 추가에 불과하나, 1998년 신설 이후 27년간 유지된 조항이 처음으로 손질됐다는 점에서 한국 회사법 체계 내의 위치 변화로서의 의미는 작지 않다.
다만 그 변화의 실효적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학계는 확인적 개정설과 변경적 개정설로 나뉘어 있고, 법원의 첫 결정(트러스톤 v 태광 가처분)은 확인적 개정설에 가까운 자리에서 출발했으며, 본안 판결 누적은 향후 1 ~ 2년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실효적 작동은 결국 후속 판례의 축적과 추가 입법 — 특히 상법 제399조 · 401조 · 402조 · 403조의 정합적 정비 — 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다.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의 등기 실무에 대해서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와 변경등기에서 다룬 바 있다. 한국 주식시장 전반의 변화는 다음 글에서 이어 살펴본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자주 묻는 질문
Q. 개정된 이사 충실의무는 비상장사에도 적용되나요?
적용됩니다. 상법 제382조의3은 회사편 일반 조문이므로 상장 · 비상장을 가리지 않고 모든 주식회사에 적용됩니다. 다만 실무적 작동 강도는 다릅니다. 상장사는 합병 · 분할 · 자기주식 처분 등에서 가장 무겁게 작동하고, 비상장 가족법인은 친족 사이 잠재 분쟁이 있을 때 작동합니다. 1인 법인은 조문상 적용은 되나 실질적 작동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Q. 1인 법인 이사도 새 의무를 따라야 하나요?
조문상으로는 적용되지만 실질적 의미는 거의 없습니다. 「총주주」가 곧 자기 자신이고, 「전체 주주의 공평 대우」라는 비교 대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하거나 배우자 명의로 일부를 이전하거나 동업자를 영입하여 주주가 2명 이상이 되는 순간부터 의무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Q. 충실의무 위반 시 형사처벌이 가능한가요?
학계 다수설과 대법원 판례 모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개정 조항만으로 이사가 「주주의 재산을 관리하는 자」로 평가되어 배임죄의 피해자 범위가 주주에까지 확장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입니다. 따라서 「상법이 바뀌어 이사가 배임죄로 처벌받기 쉬워졌다」는 일각의 우려는 정확한 정보가 아닙니다. 다만 민사적 책임 추궁의 가능성은 확대됐습니다.
Q. 주주는 어떤 방법으로 이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상법은 다섯 가지 법적 경로를 제공합니다. 회사가 이사를 추궁하는 제399조, 주주가 제3자 지위에서 직접손해를 입증해 추궁하는 제401조, 1% 이상 주주나 감사가 사전에 금지청구를 하는 제402조(위법행위유지청구), 1% 이상 주주가 회사 대신 제기하는 제403조(주주대표소송), 그리고 형사적 책임 추궁(특별배임죄)입니다. 트러스톤 v 태광 사건에서는 제402조가 청구 근거로 활용됐습니다.
Q. 가족법인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친족 사이 잠재 분쟁이 핵심 위험입니다. 부모 · 자녀, 형제자매, 이복형제, 재혼 가정 등 주주 간 사후 갈등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사회 결의를 거치는 모든 거래가 잠재 분쟁 사안이 됩니다. 결의 단계에서 합리적 절차와 충분한 정보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며, 이사회 의사록이 사후 분쟁 시 이사의 면책 근거가 되는 핵심 증거에 해당합니다. D&O Insurance 가입도 표준 권유 항목입니다.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신가요?
이 글에서 다룬 이사 충실의무 개정과 비상장 중소법인 자문에 대해 구체적인 사안 검토가 필요하시면, 법무사가 정확한 법률 검토를 도와드립니다. 각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적용 법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상담을 권해 드립니다.
법무사 김재성
HP 010-5727-8000
대한법무사협회 등록(등록번호 : 제6509호)
소속 : 대전세종충남지방법무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