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단주 처리는 합병의 마지막 관문이자, 가장 자주 미뤄지는 일입니다.
합병하면 합병비율 때문에 1주 미만의 끝수, 곧 단주(端株)가 반드시 생깁니다.
법대로는 법원 허가를 받아 매각해야 하지만, 비상장 가족회사에서 단주 두세 주에 법원 허가는 배보다 배꼽입니다. 실무는 회사가 자기주식으로 취득해 현금 정산하는 길을 택하며, 2026년 개정 상법은 그 자기주식을 1년 안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의뢰인은 물론 처리하는 법무사조차 놓치기 쉬운 길목입니다.
1. 합병 단주, 왜 아무도 제대로 모르나
“합병 거의 다 끝났는데, 주식이 딱 안 떨어진다고요?” 합병 막바지에 의뢰인이 가장 당황하는 지점이 바로 이 단주입니다. 합병비율이 “1주당 0.14주”처럼 소수점으로 나오면, 1주에 못 미치는 끝수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의뢰인만 모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합병을 처리하는 법무사조차 단주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처리가 2026년 개정 상법의 자기주식 소각의무로 이어진다는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병비율 산정과 합병등기에만 집중하다 보면, 끝수 처리는 “알아서 돈으로 쳐주면 되겠지” 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바로 그 “돈으로 쳐주면 된다”는 생각이 적격합병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합병 단주 처리는 작아 보여도 세무 · 등기 · 소수주주 보호가 한꺼번에 얽히는 길목입니다.
2. 단주는 언제 생기나 — 상법이 정한 발생 국면
단주는 합병에서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상법은 주식 수가 비율로 재편되는 여러 국면에서 단주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그 처리 기준을 주식병합 규정(제443조) 하나에 모아 두었습니다. 나머지 국면은 전부 이 조문을 준용합니다.
| 국면 | 단주가 생기는 이유 | 근거 조문 |
|---|---|---|
| 주식병합 · 감자 | 병합비율의 끝수 | 상법 제443조 (기본 규정) |
| 준비금의 자본전입(무상증자) | 배정비율의 끝수 | 제461조 제2항 → 제443조 준용 |
| 주식배당 | 배당비율의 끝수 | 제462조의2 → 제443조 준용 |
| 합병(흡수 · 신설) | 합병비율의 끝수 | 제530조 제3항 → 제443조 준용 |
| 회사분할 · 분할합병 | 배정비율의 끝수 | 제530조의11 → 제443조 준용 |
| 주식교환 · 주식이전 | 교환비율의 끝수 | 제360조의11 등 → 제443조 준용 |
핵심은 제443조가 모든 단주 처리의 뿌리라는 점입니다. 합병 단주도 제530조 제3항을 거쳐 결국 제443조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합병 단주를 이해하려면 제443조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3. 원칙대로 하면 배보다 배꼽 — 법원 허가 매각의 함정
상법 제443조 제1항은 단주를 이렇게 처리하라고 정합니다. 발행된 신주를 경매해 그 대금을 종전 주주에게 나눠주되, 거래소 시세가 없는 비상장 주식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경매 외의 방법으로 매각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 절차를 소수주주 보호 장치로 봅니다.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8다283315 판결은, 주식병합에서 단주 처리는 주주평등 원칙에 대해 상법이 명문으로 인정한 예외이고, 단주로 처리된 주식을 임의로 매도하려면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 허가 과정에서 단주 금액의 적정성이 심사되므로 단주 처리로 소수주주가 지위를 잃더라도 그 자체로 위법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문제는 경제성입니다. 가족회사 합병에서 단주는 보통 두세 주에 불과합니다.
| 구분 | 법원 허가 매각(원칙) | 자기주식 취득(실무) |
|---|---|---|
| 절차 | 법원에 단주매각 허가신청 · 평가자료 첨부 · 심사 | 회사 이사회 결의로 자기주식 취득 |
| 시간 · 비용 | 신청 · 심사 기간과 비용 발생 | 합병 절차 안에서 즉시 처리 |
| 단주가 2주일 때 실익 | 매각대금 수십만 원 < 절차 비용 | 절차 부담 없음 |
법무사로서 판단하자면, 단주 두 주를 팔자고 법원 허가를 받는 건 실익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단수가 생긴 주주가 모두 가족이라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없다면, 더더욱 정식 경매 · 허가 절차를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실무는 다른 길을 택합니다.
4. 실무 해법 — 회사가 자기주식으로 취득해 정산하는 길
상법은 단주를 매각하는 길 말고도, 회사가 직접 단주를 떠안는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상법 제341조의2 제3호는 “단주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걸 활용하면 합병 단주를 다음 2단계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합병기일 — 회사가 단주를 자기주식으로 취득하고 현금 정산. 단수가 생긴 주주에게는 1주당 평가가액에 단수를 곱한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주주는 이 돈을 받고 단주에 관한 권리를 정리합니다.
- 합병등기 완료 후 — 이사회 결의로 자기주식 처분. 회사가 떠안은 단주는 상법 제342조에 따라 이사회 결의로 처분의 상대방 · 가액 · 방법을 정해 양도하거나 소각합니다.
이 방식은 법원 절차 없이 합병 흐름 안에서 끝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함정 ① — 단주 보상금을 “합병교부금”으로 처리하면 안 됩니다
여기서 처리하는 법무사가 가장 자주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단주 보상금을 합병교부금(상법 제523조 제4호)으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겉보기엔 똑같이 “소멸회사 주주에게 주는 돈”이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둘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합병교부금은 합병 대가의 일부이고, 단주 보상금은 매각대금에 갈음한 정산금일 뿐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적격합병 때문입니다. 단주 보상금을 합병교부금으로 잡으면, 적격합병의 지분 연속성 요건 계산에 끼어들어 자칫 적격합병이 깨지고 거액의 세금이 추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합병계약서에는 “합병교부금 : 없음”으로 명시하고, 단주 처리는 별도 조항으로 분리해야 합니다.
5. 2026년 새 함정 — 자기주식 소각의무
위 방식으로 단주를 정리하면 회사가 자기주식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런데 2026년 3월 6일 시행된 개정 상법이 여기에 새 의무를 얹었습니다. 개정 상법 제341조의4는 자기주식을 보유한 회사에 소각 의무를 부과합니다. 핵심은 취득 시점에 따라 기한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 구분 | 소각 기한 |
|---|---|
| 개정 전부터 보유하던 자기주식(기존 보유분) | 2027년 9월 5일까지 (유예기간 포함) |
| 개정 후 새로 취득한 자기주식(신규 취득분) |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
합병 단주를 자기주식으로 취득한 경우는 “신규 취득분”입니다. 즉 합병기일에 단주를 자기주식으로 취득했다면, 그날로부터 1년 안에 처분하거나 소각해야 합니다. 이걸 모르고 자기주식을 그냥 묵혀두면, 담당 이사 개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소각으로 처리할 경우 변경등기가 따라옵니다. 이사회 결의로 소각하므로 등기원인일자는 이사회 결의일이고, 발행주식 총수만 줄어들 뿐 자본금은 변동하지 않습니다(이익으로 소각하는 경우 자본금 불변). 자기주식 소각의 절차와 변경등기 비용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와 변경등기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합병을 앞두고 단주가 몇 주 생길지, 자기주식 소각 기한을 언제까지 맞춰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부담 없이 문의하세요.
법무사 김재성 · ☎ 010-5727-8000
6. 정리 — 합병 단주, 셀프로 가능할까
합병 단주 처리를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합병비율을 산정해 단주가 몇 주 생기는지 확인합니다.
- 법원 허가 매각(원칙)과 자기주식 취득(실무) 중 사안에 맞는 방법을 고릅니다. 가족회사 소수 단주라면 자기주식 취득이 합리적입니다.
- 합병기일에 단수 주주에게 평가가액으로 현금 정산하고, 합병계약서에는 단주 조항을 합병교부금과 분리해 둡니다.
- 합병등기 완료 후 1년 안에 자기주식을 처분하거나 소각합니다.
이 흐름은 합병계약서 작성 · 합병등기 · 적격합병 세무 · 자기주식 소각이 한 줄로 이어집니다. 어느 한 단계만 어긋나도 적격합병이 깨지거나 과태료가 따라옵니다. 합병 자체는 흡수합병 절차와 합병계약서 작성에서, 법인등기 전반은 법인등기 라이프사이클에서 함께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단주는 작아 보이지만, 세무와 등기가 동시에 걸리는 영역입니다. 합병을 계획 중이시라면 단주 처리까지 한 번에 설계하는 게 안전합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단주가 단 1주 생겨도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나요?
원칙은 그렇지만, 회사가 자기주식으로 취득해 정산하면 법원 허가 절차 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단수 주주가 가족 등으로 이의가 없을 때 특히 실용적입니다.
단주 보상금을 그냥 합병교부금으로 처리하면 왜 안 되나요?
합병교부금은 적격합병의 지분 연속성 요건 계산에 포함됩니다. 단주 보상금을 교부금으로 잡으면 자칫 적격합병이 깨져 세금이 추징될 수 있어, 단주 처리는 별도 조항으로 분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병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언제까지 정리해야 하나요?
2026년 개정 상법상 신규 취득한 자기주식은 취득일(합병기일)로부터 1년 이내에 처분하거나 소각해야 합니다. 기존 보유분(2027년 9월 5일)과 기한이 다르니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법무사 김재성 · 대한법무사협회 등록 제6509호 · 대전세종충남지방법무사회
☎ 010-5727-8000 · 천안 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