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돈보다 훨씬 많이 요구했다 — 최고 뒤 해제가 무효가 된 사건

매도인이 받지 못한 중도금은 260만 원이었는데 매수인에게 1,000만 원 이상을 내라고 최고했다. 매수인이 그 요구대로 지급하지 않자 매도인은 계약을 해제했다. 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만 보면 해제할 수 있을 듯하지만, 소송에서는 먼저 보낸 최고가 적법했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대법원은 1994. 11. 25. 선고 94다35930 판결에서 그 해제의 효력을 부정한 판단을 유지했다. 본래 채무보다 현저히 많은 금액을 요구하고, 요구액 전부를 내지 않으면 받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한 경우에는 적법한 이행최고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그 최고에 기초한 해제도 효력이 없다.

핵심은 숫자가 조금 틀렸다는 데 있지 않다. 실제 갚아야 할 돈을 내더라도 채권자가 받지 않을 태도인지가 함께 중요하다. 금액을 초과하여 청구한 모든 최고가 무효라는 법리는 아니다. 초과 정도가 현저한지와 채권자의 수령 의사가 함께 충족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민법 제544조는 원칙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최고와 그 기간 내 불이행을 해제의 전제로 삼는다. 이 판결은 최고서에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최고한 뒤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 해제권이 생길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따라서 날짜 기재의 흠과, 상대방이 원래 부담하지 않는 돈까지 내야만 받겠다는 요구는 구별해야 한다.

매도인이 해제 통지를 준비한다면 계약서와 지급내역을 대조해 실제 미지급액부터 확정할 필요가 있다. 별도 다툼이 있는 손해배상액이나 추가 대금을 잔금과 묶어 전부 내지 않으면 계약을 끝내겠다고 요구하면 최고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다. 반대로 과다 청구를 받은 매수인도 액수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통지를 무시할 것이 아니라, 원래 채무액과 이를 지급하려 한 사실, 상대방이 거절한 내용을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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