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 없는 담보라는 주장만으로 앞순위 근저당의 배당을 못 뒤집었다

회사 소유 임야가 경매로 팔렸다. 앞순위 근저당권자는 3순위로 약 2억6천만원을 배당받게 되었지만 뒤순위 근저당권자에게 돌아갈 돈은 없었다. 뒤순위자는 담보가 대표이사의 개인채무를 위한 것이고 이사회 동의도 없었다며 배당표를 고쳐달라고 소송을 냈다.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은 2023년 4월 13일 선고한 2022가합32498 판결에서 청구를 기각했다. 내부절차 외에도 쟁점이 있었다. 담보권을 받은 상대방이 그 문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까지 증명해야 했다.

원고는 대표이사가 자기 빚을 위해 대표권을 남용했고, 회사의 유일한 부동산을 담보로 내주면서 이사회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대방도 이를 알았으니 근저당권이 무효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주장 내용을 모두 확정된 사실로 인정한 뒤 판단한 것은 아니었다.

법원은 원고 주장대로 대표권 남용이나 결의 없는 자기거래 · 중요자산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상대방의 인식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중요자산 거래의 결의 흠결에서는 상대방이 결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는지가 문제 된다. 대표권 남용에서는 회사 목적과 무관한 이익을 위한 진의를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를 살폈다.

제출된 서류와 금융기관 등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그 인식을 인정하기 부족했다. 따라서 앞선 근저당권이 무효라기 어려웠고, 그 배당금을 원고에게 돌려야 한다는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단지 회사 재산으로 대표 개인의 빚을 담보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순위가 뒤집히지 않은 것이다.

회사 담보를 다툰다면 이사회 의사록과 정관뿐 아니라 돈의 사용 목적, 상대방에게 알린 내용, 당시 주고받은 자료도 확인해야 한다. 결의가 없는 문제와 대표권 남용의 문제는 상대방 인식의 판단 기준까지 나누어 살펴야 한다. 이 판결은 회사 대표가 어떤 담보든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다는 허락이 아니라, 무효를 주장한 쪽의 입증이 부족했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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