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를 공유한 이사, 이사회 승인 없었다며 계약 무효를 주장했지만

회사는 이사 등과 항암제 연구 성과물을 공유하고, 제3자에게 이용을 허락하는 등 처분할 권한을 회사에 맡기는 계약을 맺었다. 회사는 다른 회사에 성과물 권리 전부를 넘기고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 권리를 넘겨받았다는 회사는 이사에게 특허 지분 이전등록과 출원인 명의 변경을 요구했다.

이사는 공유계약에 이사회 승인이 없었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다퉜다. 원심은 승인 없는 자기거래라 무효이지만 양수 회사가 선의라는 등의 이유로 이사의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2012년 12월 27일 선고한 2011다67651 판결에서 먼저 그 설명을 바로잡았다.

이사회 승인을 요구하는 취지는 이사가 자기 이익을 도모해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주는 일을 막는 데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 상대방인 이사가 스스로 승인 흠결을 들어 무효를 주장할 수는 없었다. 회사와 주주를 보호하는 규정을 계약을 벗어나는 자기 수단으로 쓸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사의 무효 항변이 막혔다고 양수 회사의 청구 전부가 인정되지는 않았다. 이사는 자신이 가진 특허 권리 전부의 처분을 회사에 포괄적으로 맡긴 것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공유계약의 효력과 처분권을 위임한 범위는 별개 문제였다.

공유계약 전부터 이사가 공동출원인이던 특허도 있었다. 기존에 특허받을 권리의 일부를 넘겨받기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했는지에 따라 권리의 근거가 달라질 수 있었다. 회사가 그런 기존 지분까지 처분할 대리권을 가졌는지는 더 심리해야 했다. 대법원은 이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돌려보냈다.

따라서 자기거래 승인 문제를 해결했다고 회사가 상대방 권리 전부를 처분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계약 체결 전의 출원 자료, 지분 취득 합의, 처분권 위임 조항을 나란히 확인해야 한다. 이 판결은 이사의 승인 흠결 항변을 제한하면서도 위임 범위는 따로 다툴 수 있다고 본 사건이며, 특허 이전 청구를 최종적으로 인용한 판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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