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면서 환불을 보장하는 안심보장증서도 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환불보장 약정은 총회 결의 없이 총유물을 처분하는 행위라는 이유로 무효가 되었다. 증서가 무효여도 별도로 작성한 조합 가입계약은 그대로 유효한지, 환불 약속 없이도 가입했을 사람인지가 소송의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2022. 3. 17. 선고 2020다288375 판결에서 나머지 계약을 체결했을 당사자의 의사를 심리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했다. 계약서의 장수나 제목이 달랐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따로 떼어 판단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민법 제137조는 법률행위의 일부가 무효이면 원칙적으로 전부를 무효로 하되, 무효 부분이 없어도 나머지 행위를 했을 것으로 인정되면 그 나머지는 유효하다고 정한다. 대법원은 여러 계약이 경제적 · 사실적으로 하나의 계약과 같은 관계에 있을 때에도 이 법리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계약을 맺은 경위와 목적, 당사자의 의사를 종합해 일체성을 판단한다.
따라서 환불 약속이 가입을 결정한 전제였다면 증서를 무효로 하면서 가입의무만 그대로 남기는 결론은 다시 살펴야 한다. 반대로 환불 약속이 없어도 가입했을 것으로 인정된다면 나머지 계약이 유효하게 남을 수 있다. 대법원은 조합 가입계약이 언제나 무효라고 확정한 것이 아니라 이런 가정적 의사를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가입계약서와 증서를 따로 보관했더라도 상담이나 소송에서는 함께 제출할 필요가 있다. 같은 날 교부했는지, 모집 안내에서 환불을 어떻게 설명했는지, 가입자가 이를 전제로 계약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가 있는지를 대조한다. 나머지 계약을 유지한다는 문구가 있어도 실제 계약 경위와 적용 범위를 살펴야 한다. 문서가 나뉘었다는 형식만으로 한쪽의 무효가 다른 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