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이 키운 거래처인데 — 계약 종료 보상청구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제품을 공급받아 거래처에 재판매하던 판매점이 계약 종료 뒤 영업보상을 청구했다. 계약 명칭은 메가대리점계약이었고 판매점은 공급자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리점이라는 이름과 사업상 의존만으로 상법상 대리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대법원은 2013. 2. 14. 선고 2011다28342 판결에서 판매점의 상고를 기각했다. 판매점은 공급자에게 제품대금을 지급한 뒤 위험과 비용을 부담하고 자기 거래처에 재판매했다. 공급자가 할인한 기준가격으로 제품을 팔면 판매점은 스스로 재판매 가격을 정했다. 자기 이름과 계산으로 거래했으므로 경제적으로 종속되었더라도 공급자를 위해 거래를 대리 · 중개하는 대리상은 아니라고 보았다.

대리상이 아니어도 보상청구 규정을 유추할 길은 남겨 두었다. 공급자의 판매조직에 편입되어 대리상과 유사한 일을 하고, 계약 종료 후에도 공급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관계를 이전할 계약상 의무가 있으며, 자본 투입과 회수 등 전체 사정에서 같은 보호가 필요하다는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그 요건을 뒷받침할 자료가 부족했다. 독점판매권과 판매촉진 · 지침 준수 의무 등으로 공급자의 판매조직에 편입됐다거나, 고객정보를 넘겨 종료 후 공급자가 즉시 활용하게 할 계약상 의무를 졌다는 자료가 없었다. 거래처를 늘리며 영업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보상이 인정되지 않았다.

보상 가능성을 검토한다면 계약서의 명칭보다 실제 거래구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재고 위험과 판매가격을 누가 부담 · 결정했는지, 독점 구역과 업무 지시가 있었는지, 고객정보 이전을 무엇으로 약정했는지를 자료로 나눠 봐야 한다. 이 판결은 한국법에 따른 특정 재판매계약의 판단이다. 모든 대리점 계약의 보상이 배제된다거나 외국법이 적용되는 계약도 같은 결론이라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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