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공탁했다 — 매도인의 해제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아파트 매매계약에서 계약금을 1억 1,000만 원으로 정하고, 계약 당일에는 1,000만 원만 먼저 지급했다. 나머지는 다음 날 송금하기로 했는데 매도인이 은행계좌를 닫고 계약을 끝내겠다고 했다. 매수인이 송금에 실패하자 잔여 계약금을 공탁한 반면, 매도인은 받은 돈의 두 배인 2,000만 원을 공탁하고 해약을 통고했다.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다231378 판결은 매도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매도인은 일부 계약금만 받았으니 그 돈의 배액을 돌려주면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당사자가 정한 계약금 액수를 기준으로 판단했다.

판결의 설명에는 두 단계가 있다. 먼저 계약금의 일부나 전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한 경우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않는 한 계약금계약이 성립하지 않아 이를 근거로 주된 매매계약을 임의로 해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만 받은 상태에서 수령자의 해제를 허용한다고 가정해도 해약금 기준은 실제 받은 돈이 아닌 약정 계약금이라고 덧붙였다. 소액만 받은 것을 이유로 작은 부담으로 계약을 벗어나게 하면 약정 취지와 구속력을 해치기 때문이다.

계약금 전부를 못 냈다는 매도인의 주장도 통하지 않았다. 지급을 못 하게 된 이유가 매도인의 계좌 폐쇄였으므로 매수인에게 책임이 없었다. 매수인은 잔금일에도 대금을 준비했지만 매도인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매도인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매수인이 한 해제가 인정되었다.

따라서 이 판결을 약정 계약금의 배액만 보내면 언제나 해제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일부 지급 단계의 계약금계약 성립 문제, 별도 해제 약정, 이행착수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 위약금 약정도 해약금과 법적 성격이 달라 계약금계약의 불성립만으로 당연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계약서와 입금내역뿐 아니라 수령을 거절한 경위까지 함께 확인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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