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재인이 회수할 실익이 없는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설명했다면, 그 말만 듣고 재산 처리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파산재단의 권리를 누가 관리하는지와 법원 허가가 필요한 행위인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모든 권리 포기가 항상 같은 절차를 거친다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4조는 재단의 관리와 처분 권한을 관재인에게 둔다. 채무자가 스스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권리를 지우거나 포기할 권한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권리의 대상과 가치, 관재인이 어떤 행위를 하려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제492조 제12호는 관재인의 ‘권리의 포기’를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위로 정한다. 감사위원이 설치돼 있다면 그 동의도 얻어야 한다. 권리 포기를 관리처분권이 있다는 말 하나로 끝내지 않고 법이 정한 허가와 동의의 요건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다만 조문 단서는 제7호부터 제15호까지의 행위 중 가액이 1천만원 미만이면서 법원이 정한 금액 미만인 경우를 예외로 둔다. 제12호도 이 범위에 들어간다. 따라서 1천만원 미만이면 어디서나 아무 확인 없이 포기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법원이 정한 금액이라는 조건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단서에 해당하는 행위에도 언제나 별도 허가가 필수라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포기한다는 권리가 무엇인지, 어떤 가액을 전제로 하는지, 허가 대상인지와 실제 처리 문서를 관재인에게 확인하자. 낮은 가치 때문에 매각을 미루고 있는 상태와 권리를 실제 포기한 상태도 구별해야 한다. 이 확인만으로 채무자가 언제부터 재산을 자유롭게 쓰게 되는지까지 모두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포기 뒤 권리귀속이나 제3자의 담보권 문제는 해당 권리와 별도 근거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