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계좌로 돈이 들어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내 재산을 숨긴 것이라고 결론 낼 수는 없다. 반대로 배우자 명의라는 이유만으로 자금 흐름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아니다. 면책심리에서 문제가 된 재산이 실제 누구의 것인지 확인한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
서울회생법원 2025. 1. 14.자 2022라10051 결정에서 채권자는 채무자가 배우자를 통해 재산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배우자가 한 회사로부터 지속적으로 받은 돈이 배당금이라는 설명을 믿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법원은 계좌의 명의나 채권자의 의심만으로 은닉을 인정하지 않았다.
관재인은 채무자와 배우자의 계좌 거래내역, 배우자의 소득 등을 상세히 조사했지만 재단에 넣을 만한 은닉재산을 찾지 못했다. 법원은 은닉을 직접 소명할 자료가 없고 채무자의 설명에도 신빙성이 있다는 점 등을 함께 보았다. 이 판단은 모든 배우자 계좌가 조사 대상에서 빠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실제 조사자료로 은닉 여부를 확인한 결과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1호는 사기파산 등에 해당하는 행위를 불허가사유에 연결한다. 제650조 제1항 제1호의 은닉 등은 자기나 타인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이라는 조건과 함께 살핀다. 제382조가 대상으로 하는 것도 채무자의 재산이다. 배우자가 받은 돈이라는 설명과 채무자의 재산을 우회한 것이라는 주장을 실제 자료로 가려야 한다.
민법 제830조의 특유재산 규정만 보여 주고 질문을 끝낼 일이 아니다. 문제 된 입금의 원인, 실제 소득이나 배당 자료와 돈의 흐름을 맞춰 설명하자. 이 하급심은 해당 기록으로 은닉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다. 배우자 재산을 언제나 절반으로 계산한다거나 가족 계좌로 옮기면 안전하다는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돈을 본인 재산 또는 배우자 재산으로 임의 분류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