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심에서는 방어만 하던 피고가 항소심에서 상대방에게 받을 돈도 함께 청구하려 한다. 별도 소송 대신 반소를 내면 될 것 같지만, 항소심에서는 상대방이 그 청구를 심리받을 기회도 고려한다. 지금 하는 행위가 단순한 반박인지 법원에 별도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인지 먼저 구별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412조 제1항은 항소심 반소를 상대방의 심급 이익을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한다. 상대방의 동의가 언제나 유일한 조건인 것도 아니고, 항소심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제한 없이 새 반소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상대방이 이의하지 않고 반소 본안에 관해 변론한 때 반소제기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 명시적인 동의서가 없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실제 어떤 태도로 본안 변론을 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서류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규정의 동의가 당연히 생겼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가상의 예를 들어 보자. 대금 청구에 대응하던 피고가 항소심에서 별도 손해의 배상까지 구했다. 그 청구에 관한 사실과 증거가 제1심에서 어느 정도 다뤄졌는지, 상대방이 새 청구에 대해 심리받을 기회를 잃을 우려가 있는지 살핀다. 단지 거래 상대방이 같다는 설명만으로 심급 이익 문제가 해결된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반소를 내는 쪽은 청구취지와 원인을 정리하면서 항소심에서 제기할 수 있는 이유도 함께 검토한다. 반소를 받은 쪽은 허용 여부에 대한 이의와 그 청구 내용에 대한 답변을 구별해 대응해야 한다. 필요한 자료는 제1심 소장과 서면, 증거조사 내역, 새 반소장이다. 원래 사건과의 관련성만 보는 데 그치지 말고 상대방 동의와 실제 본안 변론의 경과까지 확인한다. 이 글은 항소심의 반소 요건에 한정하며, 자기 청구의 금액을 바꾸는 문제까지 같은 규칙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