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를 받는 건물에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을 담보할 전세권도 등기해 줬다. 임차인이 월세를 밀린 사이 은행이 그 전세권에 딸린 채권을 가압류했다면, 집주인은 밀린 월세를 뺐다는 이유로 전세권 등기를 지울 수 있을까. 은행이 월세 계약을 담보하는 전세권이라는 사정을 몰랐다면 공제를 은행에 주장하기 어렵다.
전세권부 채권 가압류 사건의 판단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8다233860 판결의 사례다. 은행은 임차 회사의 전세권에 딸린 채권을 가압류했고, 건물 지분을 넘겨받은 사람은 밀린 월세를 공제했다며 전세권 등기를 지우는 데 은행의 승낙을 구했다. 대법원은 은행이 차임 약정이 있는 임대차의 보증금 반환을 담보하려고 등기했다는 사정을 알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제를 내세울 수 없다고 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다.
담보 목적과 선의 제3자 보호
월세 계약의 보증금 반환을 담보하려고 전세권을 등기했고, 그 사정을 모른 채 전세권에 딸린 채권을 가압류한 제삼자에게는 임대인이 밀린 월세를 공제했다고 주장할 수 없다. 이미 낸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로 전세금 지급을 대신하고, 임차인이 건물을 쓰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면 담보 목적의 전세권 등기도 유효하다. 다만 월세 공제가 가능한 실제 임대차와, 월세 약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전세권 계약이 어긋나는 부분은 무효다. 민법 제108조 제2항은 당사자끼리 실제 의사와 다르게 표시한 내용의 무효를 선의의 제삼자에게 주장하지 못하도록 한다. 가압류한 사람이 전세권을 설정한 실제 사정을 알고 있었다면, 공제를 주장할 수 있는지는 달라질 수 있다.
월세 약정의 인식 시점 자료
밀린 월세 장부만으로 지급할 상대와 금액을 정하기는 어렵다. 임대차계약서와 전세권설정계약서, 가압류 결정문을 대조해 상대가 어떤 채권을 가압류했는지 확인하고, 담보 목적과 월세 약정을 상대가 언제 알았는지 보여 주는 자료도 살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