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재계약, 대출기관 동의 없으면 무효일까

공공임대주택에 살면서 대출을 받고 보증금 반환채권 일부를 금융기관에 넘겼다. 대출 서류에는 금융기관 동의 없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들어 있었다. 세입자가 동의 없이 공공주택사업자와 계약을 연장했다면 원래 임대차는 끝난 걸까. 대법원은 법에서 정한 거절 사유가 없는 경우, 그 약속만으로 공공임대차 갱신의 효력을 막을 수 없다고 봤다.

보증금 채권 양도와 재계약 분쟁

실제 사건에서는 세입자가 보증금 반환채권 양도와 재계약 약정의 내용을 공공주택사업자에게 알렸고, 이후 금융기관 동의 없이 재계약했다. 금융기관은 원래 계약이 끝났다고 보고 세입자가 주택을 넘겨줄 때 자신이 넘겨받은 몫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대법원은 사업자와 세입자 사이의 갱신이 유효하다고 보고, 종전 계약이 끝났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대법원 2022. 3. 31. 선고 2021다265171 판결).

법정 거절 사유 없는 공공임대 갱신

공공주택 특별법이 적용되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임차인이 갱신을 원하고 법령과 표준임대차계약서에 따른 거절 사유가 없다면, 금융기관이 보증금 반환채권을 넘겨받고 재계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가 갱신을 거절할 수는 없다. 판결은 당시 공공주택 법령과 표준임대차계약서가 제한한 재계약 거절 사유를 근거로 삼았다. 현행법에서도 공공주택사업자가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따로 정한다(공공주택 특별법 제49조의3 제1항).

대출 약정과 임대차 기간의 구별

보증금 반환채권 양도는 누가 보증금을 받을지에 관한 일이다. 임대차를 연장할 수 있는지 판단할 때는 표준임대차계약서와 재계약 통지를 먼저 본다. 대출의 상환 기한이나 금융기관에 알려야 할 사항은 대출약정과 양도통지에서 따로 확인한다. 금융기관과 약속한 내용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끝났다고 판단하면, 반환 시점과 앞으로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을 모두 잘못 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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