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제안을 전한 뒤 마음대로 철회할까

가상 사례다. 개인 판매자가 물건과 가격을 확정한 중고 장비 매매 청약을 구매자에게 보냈고 편지는 도착했다. 아직 승낙 답장은 없는데 다른 사람이 더 높은 값을 제시하자 판매자는 첫 청약을 철회하려 한다. 철회권을 유보하지 않은 유효한 일반 민법상 청약이라는 전제에서, 계약이 아직 안 됐다는 말만으로 자유롭게 거둘 수 있는지 살펴본다.

민법 제527조는 계약의 청약을 철회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청약과 승낙이 모두 있어 계약이 성립하는 문제와 청약자가 자기 제안을 임의로 철회할 수 있는 문제는 구별된다. 아직 답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청약의 구속력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어떤 연락이든 이 규정의 청약이라고 정할 수는 없다. 가격을 물어보거나 거래를 논의하자는 초대와 상대방의 승낙으로 계약을 성립시키려는 청약은 내용이 다르다. 사례처럼 확정 청약이라는 전제가 실제 거래에서도 맞는지 원문과 앞뒤 협의를 살펴야 한다. 견적이라는 제목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청약을 철회할 수 없다고 영원히 효력이 남는 것은 아니다. 제529조는 승낙기간을 정하지 않은 청약에서 상당한 기간 안에 승낙 통지를 받지 못하면 그 효력을 잃도록 한다. 이는 더 비싸게 팔려고 임의로 철회하는 것과 다르다. 기간이 없다는 이유로 언제까지나 기다리거나 자기 마음대로 하루를 정할 수 있다는 규정도 아니다.

청약 원문과 첨부 조건은 물건 · 가격과 승낙기간을 정했는지, 전달 기록은 어떤 제안이 언제 상대방에게 갔는지를 보여 준다. 앞선 협의와 회신은 확정 제안인지 또는 조건을 더 논의하는 단계인지 판단하는 자료다. 승낙 통지와 그 전달 경과도 함께 확인해야 아직 청약 단계인지 이미 계약이 성립했는지 구별할 수 있다.

판매자는 더 높은 가격을 제안받았다는 사정과 기존 청약의 효력 상태를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이미 계약이 성립했다면 계약 해제나 해지의 문제도 다른 요건에 따라 살펴야 한다. 새 거래 전에 기존 청약과 기간, 승낙 경과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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