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으로 넘겨받은 제삼자에게 반환을 청구할까

가상 사례다. 법률상 원인 없이 기계를 받은 사람이 그 기계를 친척에게 무상으로 넘겼다. 원수익자는 이익을 반환할 수 없는 상태이고, 친척은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양수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손실자는 원수익자에게만 반환을 요구해야 할까.

민법 제747조 제1항은 수익자가 받은 목적물을 반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정한다. 기계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원물 반환이 어렵다는 사실만으로 원수익자의 반환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반환 대상이 원물인지 가액인지부터 구별할 필요가 있다.

제2항은 그다음 청구상대를 정한다. 수익자가 이익을 반환할 수 없는 경우, 수익자로부터 무상으로 그 이익의 목적물을 양수한 악의의 제삼자도 제1항에 따라 반환할 책임이 있다. 반환불능, 무상양수, 악의라는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사례의 친척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이유는 친척이라는 관계가 아니다. 무상으로 같은 기계를 넘겨받았고 필요한 사정을 알았으며 원수익자의 이익 반환이 불가능하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물건이 넘어갔다는 이야기만으로 이 조건들이 자동으로 증명되지는 않는다. 대금을 지급한 거래인지, 무엇을 알고 받았는지에 따라 판단할 사실이 달라진다.

또 원수익자가 기계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점과 이익 자체를 반환할 수 없다는 점은 같은 질문이 아니다. 기계가 없다는 사진 한 장으로 제2항의 반환불능까지 설명했다고 볼 수 없다. 반환 거절보다 실제 반환 가능 상태를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하다.

최초 인도서와 기계의 제조번호는 원래 이익의 목적물을 특정하고, 이후 운송기록과 인수증은 같은 기계가 누구에게 갔는지 연결한다. 증여 약정과 대금 자료는 무상 여부를, 전달 당시 메시지는 양수인이 알고 있던 사정을 밝히는 데 쓴다. 원수익자의 반환 가능 상태에 관한 자료도 별도로 정리해야 한다. 이 요건을 나누어야 실제 반환청구의 상대와 근거를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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