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일 없는 무료 대여, 바로 돌려받을까

설명용 가상 사례다. 갑이 지역 행사를 촬영하는 데 쓰도록 을에게 카메라를 무료로 빌려주었다. 반환일은 따로 적지 않았다. 행사를 준비하던 중 갑이 당장 카메라를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날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즉시 반환해야 하는지, 목적한 사용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민법 제613조 제1항은 사용대차의 차주가 약정한 시기에 물건을 반환하도록 한다. 먼저 반환 날짜를 정말 정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에 빈칸이 있더라도 대화에서 행사 다음 날 돌려주기로 합의했다면 그 내용을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문서 한 장에 날짜가 없다는 사실과 반환 시기 약정이 없다는 사실은 다르다.

같은 조 제2항 본문은 시기 약정이 없으면 계약이나 물건의 성질에 따른 사용 · 수익이 끝난 때 반환하도록 한다. 위 사례에서는 카메라를 어떤 촬영에 사용하기로 했는지가 판단 자료다. 을이 개인적으로 더 쓰고 싶다는 설명과 당초 약속한 행사 촬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설명은 구별해야 한다.

다만 제2항 단서는 사용 · 수익에 충분한 기간이 지났다면 대주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다. 반환일이 없다는 이유로 을이 자기 필요가 끝날 때까지 무기한 보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어느 정도의 사용 기회를 주기로 했는지, 실제 경과한 기간이 어떠한지를 대조해야 한다. 며칠이면 모든 물건에 충분하다는 고정 숫자를 조문이 정하지는 않는다.

확인 자료는 대여 당시 대화와 인도 기록, 행사 일정, 실제 촬영과 사용 경과 자료다. 대화는 무료 대여의 목적과 반환 약정을, 인도 기록은 사용을 시작한 시점을, 일정과 촬영 자료는 약정한 사용의 종료 여부와 경과 기간을 설명한다. 행사가 연기되었다면 연기 경위와 그에 관한 당사자의 협의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갑의 반환 요구도 약정일이 되었다는 주장인지, 목적한 사용이 끝났다는 주장인지, 충분한 기간이 지나 해지한다는 주장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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