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세 사람이 돈과 노무를 출자해 공동으로 카페를 운영하기로 했고 사업의 존속기간은 정하지 않았다. 그중 갑이 큰 공동 주문을 처리하기 직전에 빠지겠다고 한다. 갑은 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니 어느 시점에든 탈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합에 불리한 시기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민법 제703조는 두 사람 이상이 서로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의 효력이 생긴다고 정한다. 출자는 금전이나 다른 재산뿐 아니라 노무로도 할 수 있다. 따라서 함께 일했다는 사실만 보지 않고 어떤 출자와 공동 경영을 약정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직원으로 일하거나 돈을 빌려준 관계와 구별할 출발점이다.
민법 제716조 제1항은 조합의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조합원의 종신까지 존속하도록 정했다면 각 조합원이 언제든 탈퇴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 탈퇴하지 못한다. 위 사례에서 기간 미정이라는 조건만 읽고 공동 주문과 업무 공백의 사정을 모두 생략할 수는 없다.
불리한 시기라는 다른 조합원의 주장만으로 탈퇴가 언제나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갑에게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와 실제 사업에 어떤 시기인지 자료를 대조해야 한다. 갑이 맡은 업무, 주문 일정과 준비 상태, 대신 처리할 수 있는 여건과 탈퇴 이유가 검토 대상이다.
존속기간을 정한 조합은 같은 조 제2항을 확인해야 한다.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탈퇴할 수 있다. 따라서 기간을 정했으니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갈 수 없다는 설명 역시 조문과 다르다. 사업이 계속된 날짜만 보고 약정 기간의 유무까지 추정하기보다 최초 계약과 변경 합의를 읽어야 한다.
필요한 자료는 공동사업 약정과 출자 내역, 사업 일정과 수주 자료, 맡은 업무 및 탈퇴 이유를 보여 주는 기록이다. 약정은 조합 관계와 기간을, 일정과 업무 자료는 탈퇴 시기의 영향을, 이유 자료는 부득이한 사유를 확인하는 데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