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갑이 을에게 받을 돈을 새로운 채무로 바꾸어 정산하려 한다. 원래 채무에는 병이 제공한 담보가 있다. 갑과 을은 새 계약서만 쓰면 담보도 당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채무를 없애는 경개인지와 그 담보를 새 채무에 유지할 수 있는지는 함께 검토해야 한다.
민법 제500조는 당사자가 채무의 중요한 부분을 변경하는 계약을 하면 구채무가 경개로 소멸한다고 정한다. 무엇을 바꾸었고 구채무를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는지 문서 전체를 읽어야 한다. 구채무가 남아 있는 수정인지 새 채무로 대체하는 구조인지가 담보 검토의 출발점이다.
민법 제505조는 경개 당사자가 구채무의 담보를 그 목적의 한도에서 신채무의 담보로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다만 제삼자가 제공한 담보는 그 승낙을 받아야 한다. 병의 담보가 있었다는 사실과 병이 새 채무의 담보로 삼는 데 승낙했다는 사실은 다르다. 갑과 을의 합의만 제시하고 병의 승낙을 생략할 수는 없다.
채무자를 바꾸는 경개라면 추가 조건도 있다. 민법 제501조는 채권자와 새 채무자의 계약으로 할 수 있지만 기존 채무자의 의사에 반해서는 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누가 새 계약에 참여하는지, 기존 채무자의 의사는 어떠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확인 자료는 원계약, 새 계약서, 기존 담보 계약과 공시 자료, 담보 제공자의 승낙 문서다. 원계약과 새 계약서는 어느 채무의 어떤 중요 부분을 변경했는지를, 담보 자료는 무엇을 담보하고 있었는지를, 승낙 문서는 제삼자 담보의 이전에 동의했는지를 증명한다. 채무자 변경이라면 기존 채무자의 의사 자료도 함께 대조해야 한다.
갑은 새 계약의 채권액만 확인하기보다 구채무의 소멸과 담보의 범위를 연결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 담보 종류별 공시 절차와 구체적인 권리 순위는 그 자료에 맞춰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새 채무의 성립과 예전 담보의 유지가 같은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