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A가 빌려준 돈의 만기는 다음 달인데 채무자가 재산을 급히 처분하려 한다. 아직 연체가 아니므로 아무 조치도 할 수 없는지 궁금하다. 당장 돈을 달라는 본안 청구와 장래 집행을 지키는 가압류는 요건을 나누어 살펴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276조 제2항은 채권에 조건이 붙었거나 기한이 차지 않은 경우에도 가압류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만기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압류를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제 채권이 존재하는지, 조건과 기한이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야 한다. 단지 앞으로 돈을 받을 것 같다는 기대와 이미 성립한 기한부·조건부 채권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민사집행법 제277조는 가압류를 하지 않으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집행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는 경우라는 보전의 필요성을 정한다. 변제기 전 채권도 가압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이 요건까지 없애 주지는 않는다. 재산 처분과 다른 채무 상태, 채무자가 남기는 재산 등을 확인해 장래 집행이 왜 위험한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신청서에는 민사집행법 제279조에 따라 청구채권과 가압류 이유를 적고 소명해야 한다. 계약서에 만기와 조건이 적혀 있다면 그 문구를 그대로 확인하고, 이체 내역 등 채권 발생 자료와 처분 위험 자료를 구분한다. 조건이 성취됐다고 허위로 적거나 아직 도래하지 않은 기한을 연체일로 바꾸어 쓰는 방식으로 요건을 맞춰서는 안 된다.
A는 계약과 실제 지급 자료, 예정된 만기, 채무자 재산의 변동을 함께 정리하면 된다. 가압류 결정이 나더라도 그것만으로 만기가 앞당겨지거나 즉시 돈을 추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안에서 언제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지와 보전처분 집행 후 어떤 절차를 밟을지는 따로 확인할 문제다. 법정 담보 제공을 요구받을 수도 있으므로 신청 전에 보전할 금액과 목적물을 구체화하고, 현재 확보한 자료가 채권과 위험을 각각 뒷받침하는지 점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