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용 가상 사례다. 임대인이 A에게 일정한 보상을 제공하고 상가를 비워 달라고 제안했다. A는 나중에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계약서에 갱신 포기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과 법이 정한 보상 합의 요건은 구별해야 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3호는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를 갱신거절 사유로 정한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의, 보상 제공 및 그 상당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명목상 보상 약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내용과 이행을 살피지 않고 요건이 충족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갱신요구권이 문제되는 시점과 합의 내용을 먼저 대조한다. 보상을 받으면 언제 인도하기로 했는지, 아직 지급되지 않은 보상에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 일부 지급만으로 전체 합의를 이행한 것으로 하는지 확인할 사항이다. 임대인의 일방적인 이주 제안이나 합의 협상 중 보낸 문구를 곧바로 최종 합의와 동일하게 처리해서도 안 된다.
합의서에는 보상 대상과 지급기일, 건물 인도 및 시설 정리, 보증금 반환을 구분해 적는 편이 좋다. 보증금 원래 반환액을 단순히 보상이라고 바꾸어 적었는지처럼 금액의 성격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무엇이 상당한 보상인지에 대해 조문이 일률적인 금액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구체 사정과 관련 법리의 대조가 더 필요하다.
A는 임대차의 최초 체결과 갱신 내역, 협상 과정 및 최종 합의서, 실제 지급 자료를 함께 보관해야 한다. 이 글은 제10조 제1항 제3호의 요건을 설명한 것이며, 모든 갱신 포기 약정이 유효하다거나 합의서를 쓰면 바로 갱신요구권이 사라진다는 결론은 아니다.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때의 처리와 보상금·보증금의 구별을 먼저 확인하면 어떤 권리를 남기고 무엇을 종료하는지 분명히 할 수 있다. 환산보증금 초과 임대차에도 제10조 제1항은 적용됨을 제2조와 함께 살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