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승소 뒤 가압류했지만 항소심에서 졌다 — 배상책임이 부정된 이유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채권자가 상대방 아파트를 가압류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기망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채권자의 패소가 확정되었다. 가압류를 당한 소유자는 본안에서 진 이상 부당한 가압류로 생긴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채권자는 신청 당시 이미 받은 1심 승소판결을 근거로 자신의 과실을 부인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20. 11. 27. 선고 2020가단78707 판결에서 소유자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본안 패소가 확정되면 가압류를 신청한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이 사실상 추정된다는 원칙은 이 사건에도 적용했다. 다만 채권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추정은 뒤집힐 수 있다고 보았다.

판단을 가른 사실은 가압류의 순서와 1심의 판단 내용이었다. 채권자는 소송을 내자마자 가압류한 것이 아니라 1심에서 이긴 뒤 신청했다. 1심은 거래대금을 부풀린 전자상거래약정서로 대출을 받게 하여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이처럼 청구권을 명확히 인정한 판결을 믿고 같은 채권을 보전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유자는 가압류신청 진술서에 채무자가 채권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표시한 잘못도 지적했다. 그러나 법원은 1심 판결의 결론과 이유에 비추어 그 사정만으로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판결은 1심에서 한 번 이기면 모든 가압류 책임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해당 채권이 존재한다고 믿은 근거를 구체적으로 심사한 하급심 사례다.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대응할 때에는 패소 확정판결뿐 아니라 가압류 신청일, 당시 확보한 판결과 증거, 청구권이 부정된 이유를 함께 대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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